기원양이 가계부 쓰는 방법을 공개하라고 해서 별 거 없어서 쪽팔리지만 써본다.
처음에는 그냥 엑셀을 펼쳐놓고 쓴 거 주르륵 적기만 했는데, 쓴지 반년쯤 넘어가니까 점점 체계가 잡힌다고나 할까. 그렇지만 그냥 주르륵 적는 것으로만 시작해도 좋을듯.
일단 왼쪽에서부터 시작하면, 보시다시피 날짜와 아이템과 액수와 카테고리를 따로 기록한다. 돈 쓰지 않는 날도 블랭크로 비워두긴 해도 날짜는 적어놓는데, 이렇게 하면 한달에 며칠이나 아무것도 안사고 안쓰고 지냈는지 눈에 보여서 좋다. (집에서 도시락 싸다니면 그런 날들이 생긴다)
오른쪽은 카테고리 별로 예산과 결산. Plan이라고 적어놓은 액수는 월초에 지난달 쓴 거랑 이달에 있을 큰 흐름 (예를 들면 밥을 집에서 주로 해먹을 예정이니 그로서리 버짓을 늘린다든가 요번달엔 새로 여름옷을 장만해야 하니 옷 버짓을 늘린다든가)들을 생각해서 예산을 적은 것이고, Real 밑에 있는 액수들은 월말에 과연 실제로는 얼마를 썼나 보는 것이다. 옆에 있는 %는 엥겔지수 계산을 위해서 흑흑.
달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카테고리별로 지금껏 얼마나 썼나 하는 걸 아는 것도 알게 모르게 예산을 보고 이미 많이 썼다 싶으면 아껴쓰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해놓은 것은 Real 밑에 카테고리 별로 SUMIF 구문을 써서 “D 칼럼에 있는 카테고리 label이 Grocery면 C 칼럼에 있는 숫자를 더해”라는 명령을 내려놓는 것. 그러면 왼쪽에 쓸때마다 오른쪽에 자동 기록이 된다.

오른쪽 예산/결산 중에서도 윗쪽 (grocery, cultural life, outdoor…)은 매달 아껴쓰는데 따라 달라지는 예산들이고, 아랫쪽 (Travel, electricty, gas, etc)은 매달 안 낼 수 없는 공과금류와 아니면 여행비나 수업료같이 한참에 뭉텅 들어가는 금액들을 넣었다. 그래서 주로 윗쪽 부분을 month-to-month로 비교하면 편하다. 난 공과금 부분은 왼쪽(날짜별 비용)엔 따로 기입 안하고 있고.
내 7월 가계부는 보시다시피 카페 비용으로 가득. 나중에 카페 비용을 따로 Dineout 카테고리에서 떼어내서 얼마나 쓰는지 트랙해 봐야겠다. — 이런 식으로 써놓고 나면 내가 돈쓰는 트렌드가 눈에 보여서 그게 가계부를 쓰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매일 쓰는지 질문도 받았는데, 매일 쓰기는 현실상 힘들다. 그래도 2-3일에 한번씩은 이 스프레드시트를 열어서 기록을 해둔다. 작년 연말쯤에 크레딧카드들 다 정리해서 하나만 남겨둔 뒤, 모든 일상 비용을 Schwab Bank의 (어디서나 돈 뽑아도 ATM fee 없고 이자도 2%이나마 얹어주는 checking account) debIt 카드로 옮겼는데, 나가는 돈이 다 여기서 나가게 되고 왠만하면 카드를 써서 지불하니까 어디에 얼마나 썼는지 트랙하기 좋다. 그동안 크레딧카드를 매달 갚으면서도 날짜를 잘 못 맞추거나 해서 financial charge를 자주 물던 곰돌도 크레딧카드 정리시키고 손에 debIt카드를 쥐어줬다. 한군데로 캐쉬플로를 몰아두는 거 해보니까 꽤 편하다.
그리고 자주자주 가계부 업데이트 하는 것도 귀찮게 보이지만, 한 한달 하고 나면 의외로 재미가 붙어서 다른 거 하려고 컴터를 켰다가도 가계부를 열어서 이번달 예산이 얼마나 남아있나를 확인하거나 요전날 저녁에 먹고 기록 안한 라떼 한잔을 적어넣게 된다. OS가 윈도우라면 가계부 파일을 quick launch menu에 넣어두거나 잘 보이는 데로 바탕화면에 아이콘을 띄워두면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
예고:
다음편 - 매일 쓰는 가계부의 데이타가 한달 한달 모이면 그 모인 월별 데이타를 어떻게 관리하나
그 다음편 - 쓴 돈만 정리하면 답답하다. 매달 내 돈이 어떻게 혼자 돈을 벌고 있는지도 트랙하자. 나의 총재산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