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Do' Category

Published by Hisun on 28 Dec 2008

크리스마스 선물 폭격

우리 시댁은 크리스마스 때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서로 선물을 많이 주고받는 집인데, 시부모님댁 거실의 커다란 트리 밑이 선물 상자들로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매번 본다. 게다가 stocking stuffer로 커다란 양말 모양 주머니 안에다가 캔디랑 초콜릿에서부터 이런저런 상품권까지 담아 주시는 터라 매년 선물 폭격을 받는 느낌이다. 문화가 이런 데서 자란 곰돌이라서, 내가 선물 간단하게 하자고 해도 꾸역꾸역 우겨서 이것저것 사주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돌에게서는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장비 일체를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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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머신은 집에 놓을 데도 없고 그렇게 비싼 investment는 땡기지 않아서 대신 받은 것은, Bialetti의 이 녀석. 맨 아래쪽에 물을 담고, 커피 필터를 위에 놓고, 스토브 위에서 끓이면 물이 끓으면서 증기가 되어 커피를 통과해서 위쪽 주전자에 에스프레소가 되어 모인다. 무척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에소프레소 포트. 비알레티의 심플한 디자인도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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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콩을 갈 수 있는 그라인더와 내가 좋아하는 커피 로스터인 비바체에서 사온 원두. 자기는 커피도 마시지 않는 곰돌이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사서 준비해 둔 덕택에 오늘 아침 나는 잠옷 바람으로 에소프레소를 내려서 라떼를 만들어 집에서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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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커다란 머그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 것까지 기억하고 Bodum 컵을 세트로 선물한 곰돌. Bodum네 컵들은 얇은 유리로 만들어져서 깰까봐 걱정되는데, 그래도 dishwasher-safe에 microwave-, freezer-safe라고 하니 잘 써봐야겠다. 크기는 딱 맘에 든다.

 

 

 

Classic Mid with Handles Autumn Leaves

 

커피 세트 말고 곰돌이 또 퍼부어준 선물은 내가 어디 카달로그에서 보고 이런 거 있음 편하겠다라고 한 BOGS의 부츠. 다이빙 수트 재질로 윗부분이 되어 있고 발을 감싸는 부분은 고무로 물샐틈 없이 커버 되어 있어서 비오는 시애틀의 질척한 길에 딱이다.

 

 

 

 

 

 

 

 

내가 곰돌에게 해 준 선물은 캐논의 DSLR. 엔트리 레벨 카메라이긴 하지만, 사진 찍는데 초보인 곰돌을 위해서는 딱 알맞을 거 같다. 담에 더 잘 찍게 되면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사주기로 하고…

올해 시부모님이 주신 것은 시부모님이 속한 컨트리 클럽의 재킷이랑 캐시미어 스웨터와 (내가 사달라고 한) 머리 묶는 고무줄/머리핀 세트. 시누이는 여행용 목 베개와 사진 앨범을 선물로 주고, 시이모님은 우리 웨딩 앨범을 만들어서 주셨다. 주시는 것들은 고마운데, 너무 과하게 많이 선물들을 해서 좀 부담스럽다. 우리 시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손주인 시누이의 7살짜리 딸한테 퍼붓는 선물들을 보고 곰돌에게 우리 애 낳으면 크리스마스때 선물 많이 하지 마시라고 꼭 부탁드려 달라고 했다. 7살짜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25개 정도 사다 퍼부으셔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선물 포장하는 거 도와드리다가 나가떨어질뻔 했다. 나는 “안주고 안받자”라는 식인데, 이건 너무 정이 없다고 해도, 곰돌네 집은 그 반대 익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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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는 크리스마스 전에 내가 구운 쿠키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둔갑한 모습. 큰 통은 시어머님에게 갔고 (그러나 시어머님 이미 쿠키/파이/브라우니/스투루들을 한 10가지 정도 구워두심), 길게 포장한 녀석은 달라스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 내 고등학교 동기 재영이에게 갔다.

Published by Hisun on 14 Dec 2008

Urban Hike - Ballard

어제 토요일은 시애틀이 50년만엔지 12월 중으로는 제일 추웠던 기록을 깬 날. 저녁에는 눈도 와서 밤새 쌓였지만, 낮에도 바람이 씽씽 불어서 아주 추웠다. 이 추운 날에 곰돌과 나는 아침 댓바람부터 전부터 별러오던 어반 하이크를 나섰다.

곰돌은 산에 가서 하는 하이킹을 좋아하는데, 나는 겨울이나 비올때 하이킹 하는 것이 질색인 대신 도시의 블럭들을 걸어다니면서 구경하는 것은 좋아해서, 그럼 시애틀의 네이버후드 포켓들을 하나씩 정한 다음에 걸어서 구경해보자 하는 것이 우리의 urban hike다. 우리 동네인 캐피털힐과 U-district, Fremont, Belltown과 다운타운은 하도 많이 다녀서, 지난 번에는 Queen Anne으로 행동반경을 넓혔고, 이번에는 발라드를 맛보러 간 것이다. 보통은 집에서 출발해서 돌아올때까지 걸어서 한 6-7시간을 돌아다니는데, 이번엔 발라드가 너무 멀어서 일단 버스를 타고 발라드 초입까지 간 다음 거기서부터 걸어서 돌아다녔다. 발라드 전에 시내에서 해야하는 일들도 좀 있었고.

발라드 뿐만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쇼핑도 해야해서,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가계부를 살펴봤더니, 아뿔사 12월 초에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열심히 사먹고 다녔더니 Dineout 예산이 이미 초과. Urban hike에서 그 동네 유명한 식당 밥사먹는 것도 재미인데 것도 못하겠다고 점심 도시락을 싸서 가자 그랬더니 곰돌이 저금통을 뒤져서 꼬깃꼬깃한 현금 28불을 찾아냈다. 그래서 하루 예산 28불을 가지고 집에서 출발.

일단은 REI에 들러서 울엄마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고, 시내에 가서 시어머님이 우리 퀼트 이불을 만들때 쓰시겠노라는 fat square를 사고, 파이크 마켓에서는 잠시 들러 맛나기로 유명한 미니 도넛을 한봉지 (3불) 사서 벨타운으로 걸어가면서 먹었다. 벨타운에서는 이발소에 들러서 곰돌이 머리를 깎아 신수가 훤해지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발라드 다리 건너자 마자 내렸다.

발라드는 예전엔 시애틀의 일부가 아니라 스스로 발라드 시였던 부분인데, 시애틀에서도 북구 유럽쪽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이라, 스칸디나비안 식료품점도 있고, 문화 센터도 있다. 발라드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바닷가 공원인 Golden Gardens, 우리 결혼피로연도 했던 맛있는 시푸드 레스토랑 Ray’s Boathouse, 컵케익을 정말 촉촉하고 맛있게 만들어 파는 Cupcake Royale, 곰돌이 사죽을 못쓰는 tex-mex 음식점인 스타일리쉬한 Matador, 맛있고 멋진 와인바들인 Portalis랑 Volterra, 하드웨어 스토어를 개조해서 만든 바인 King’s Hardware, 아직 가보지는 못했으나 연어철이 되면 연어들이 바다에서 뛰어올라온다는 Hiram Locks, 친환경적인 지붕을 달고 있는 발라드 퍼블릭 라이브러리,… 그리고 요번에 발견한 La carta de Oaxaca 집도 추가다.

돈은 없고, 바닷가라 바람은 쌩쌩 불어서, 생각보다 많이는 못걷고, 발라드의 주요 거리를 훑어보고 곧 Miro라는 이름의 티 샵으로 후퇴하여 곰돌과 둘이서 차를 마시면서 세월아 네월아 토요일 신문을 읽고 가계부와 다이어리와 리스트를 쓰고 가게에 비치된 게임을 하고 근 4시간이나 앉아서 놀았다. 돈없어서 둘이 같이 티 팟 한개 4불짜리를 시켜놓고 4시간이나 놀았으나 눈치 주는 사람 없어서 그것도 좋고. –_-;;; 그래도 창가에 앉아서 무척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가게가 포근해 보이는데 일조를 했다고 믿고 싶다.

찍어놓고 이번에는 꼭 가서 먹어봐야지 한 레스토랑은 멕시코 와하칸 음식을 파는 La carta de Oaxaca라는 곳이었는데 저녁 5시까지는 열지도 않아서, 시간을 보면서 기다리다가 5시 딱 맞춰서 갔는데, 정확히 5시 10분 되니까 자리가 다 차서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기 시작하는 인기있는 집이었다. 돼지고기 타코와 구아카몰리, 타코 프리타타를 시켰는데, 슴슴한 맛이 나는 딱 좋아서 완전 만족이었는데, 텍사스식 멕시코 음식인 텍스멕스 스타일을 좋아하는 곰돌은 영 맘에 안들었었나 보다. 게다가 칩스를 돈을 따로 받고 팔아서 곰돌이 아주 불평불만이 많았다. 곰돌에게 담에 발라드 오면 너는 길건너 마타도어를 가고 나는 와하카를 오겠다고 말해두었다.

낮부터 먹은 것들 도넛 3불 + 티 4불 + 저녁 22불 = 29불이라 오늘의 dineout 예산보다 딱 1불 초과해버렸는데, 그래도 평소의 urban hike보다 쫄게 쓰고 돌아다녔는데도 재밌긴 재미있었다. 너무 추워서 집들이 있는 주택가를 잘 못돌아다니는 것이 아쉽긴 한데, 다음번 갈 때 할일도 남겨두어야 하는 거니까… 주택가를 못 돌아다녀 보아서 아직 발라드는 레스토랑과 가게 동네로만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Published by Hisun on 22 Oct 2008

6년만에 야학생(!)으로 돌아간 학교

학교 다니기 시작한지도 벌써 한달이 되었다. 디자인 대학원 졸업한 게 2002년이니까 6년만에 학교로 돌아간 셈인데, 와중에 이전과 다르게 일과 학교를 병행하고 있어서 여러 모로 적응하는데 좀 힘이 들었다. 화요일과 목요일 매주 이틀간을 저녁시간에 3시간 반씩 수업에 앉아있는 아주 기본적인 것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수업간 다음 날 아침이면 누가 두드려팬 것처럼 온몸이 쑤셔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고역이었으니까.

근데 이제 한숨 좀 돌리고 살만해졌다 싶으니까 여러모로 저녁반을 다니는 경험의 특수성을 조금씩 실감하게 된다. Opportunity cost가 높아지면서, 이제 내가 풀타임으로 학교를 다닐 일이 인생에 더 있겠나 싶은데, 파트타임으로 다니는 학교는 정말 perspective가 다르다. 풀타임으로 다닐 때는 “학교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배우고 익히고 뽑아내야지” 하는 게 기본 태도였다면 파트타임으로 다니면서는 퍼스펙티브가 “내가 꼭 배워야 할 것들을 prioritize해서 그것들을 최소의 노력과 최대한의 효율로 얻어내고, 회사일이나 다른 것들과 균형을 유지해야지” 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나이도 더 먹고 나의 개인적 comfort level이나 어느 정도의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지 더 감이 잡혀 있어서, 조금은 비겁하게 겁먹은 태도를 취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학교와 학교에 들이는 노력이 내 생활에 차지하는 자리가 작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우등생” 컴플렉스를 극복한 것은 아니고, 또 숙제나 시험을 통해서 명쾌하게 맞고 틀리고를 결정해 간단하게 나의 “똑똑함”을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은근 쾌감이 있어서, 여전히 학교숙제와 팀미팅 등에 disproportionally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학교일을 play down하는 대신 밸런싱 했어야 하는 다른 일들(소셜라이징이라든가 네트워킹이라든가..)을 너무 못하고 있다는 거.  이번주 어카운팅 중간고사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한걸음 물러나서 생각해보니 내가 회계사가 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파이낸스 쪽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기본 컨셉만 파악하면 되지 중간고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년간의 프로덕 사이클이 대충 끝나가는 터라 회사에 조직변화의 바람이 분다. 학교에 무게를 덜 두고 중요한 것만 뽑아서 얻기로 한 만큼, 회사일과 경험에서 내실을 늘려야 수지가 맞을테니 마소에서 뭘 얻어가야 할지 다시 regrounding해 볼 시기가 되었다. 다다음주에 B&B 갈때 이런 거나 열심히 생각해보자.

Published by Hisun on 17 Sep 2008

두번째 제품 출시 - I love shipping

마소에서 PM이 되고 나서 하는 두번째의 제품 출시. 작년에는 home.live.com을 내놓았고, 오늘은 download.live.com이 상용화 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경험이 쌓여서 훨씬 쉽게 쉬핑한 거 같은데, 1년에 한개씩이라니 나쁘지 않다.

마소에서 PM으로 일하면 이 하나하나의 제품출시가 무척 퍼스날 하다. 디자이너로 일할때야 디자인 일을 해주고 넘겨준지 한참 지나 풍문에 쉬핑 했다더라 하거나 쉬핑 소식을 이메일 등을 통해 전해 듣거나 하는데, PM은 출시 직전까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지휘해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서버가 일반에게 노출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PM이 “자 이제 켜봐” 하는 사인을 보내서 출시 하는 거니까, 훨씬 더 near & dear, up-close & personal… 제품이 완전 내가 품어서 내놓은 “내 새끼”가 되는 것이다.

출시 직전에는 항상 5%쯤 모자란 것처럼 찜찜하고 내가 뭔가 중요한 걸 까먹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일단 스위치가 켜지고 서버가 일반에 공개되면 이렇게 자랑스럽고 뿌듯할 수가 없다. 출시 직전에 항상 이런 저런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견되는데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이리뛰고 저리뛰는 것도 맨날 불평하긴 하지만 그 아드레날린 작용도 중독이 되어 제품 출시에 맛을 들이면 다른 자리로 옮기기 힘들어진단다.

오늘 정오에 RTW (Release-to-web)하고 3시에는 우리팀 아그들을 몰아서 Happy Hour에 가서 술마시고 멕시칸 안주들을 잔뜩 집어먹고 왔다. 겨우 상그리아 두잔에 머리가 깨질것처럼 아픈 걸 보면 나도 늙긴 늙었나 보다.

어쨌건 download.live.com이 내 새끼이니, 가서 구경 좀 하셈. 한국어 버젼은 좀 후지지만. 새 버젼 메신저 짱 이쁘고, 윈도즈 라이브 메일 편하고, 윈도즈 라이브 라이터도 블로깅에 편하니, 다운 받아서 까세용.

Published by Hisun on 15 Sep 2008

돌아와서

지난 목요일에 돌아왔는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는 MBA 시작하는 거 오리엔테이션이었다. 밤낮이 완전히 뒤바뀐듯 토요일 새벽 1시에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못자고 왔다갔다 하다가 아침 8시반까지 오리엔테이션을 가는 바람에 잠자는 스케쥴이 완전 망가졌다. 겨우 일요일에 좀 한숨을 돌리고 집도 치워야지 했는데, 왠걸, 시차가 제대로 들러붙어서 일요일 하루동안 집에서 한번도 안나가고 18시간 정도를 잤다. 그러고도 피로가 안풀리네…

태국에서 열라 안 가리고 잘 먹고 내내 자고 해서 좀 많이 부어서 돌아왔는데, 그래도 집에 온 이후로 도로 로팻 다이어트로 돌아갔더니 붓기는 좀 빠졌다. 체중 상으로는 2파운드 정도밖에 안 늘어 있는데, 대신 근육이 많이 빠지고 지방으로 대체한듯 뱃살이 두툼해졌다. 리조트 호텔의 아침 부페는 정말 다이어트의 적이다. ㅠ_ㅠ 이번 주에 좀 더 많이 빼야지…

오늘 아침에 보니 올해 보너스가 통장에 들어와 있다. 근데 세금떼고 이거저거 다 떼고 나니까 진짜로 받은 것은 보너스 액면액의 겨우 45% 될까 말까 한다. 리먼 브라더즈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소식으로 시장이 쭉쭉 빠지는 가운데 나는 buying spree가 들어서 limit order를 몇개 걸어놨다. 근데 사고 싶은 주들은 원하는 만큼 안빠지는 거 같다.

다음주부터 학교 시작한다. 오리엔테이션 가서 겁을 잔뜩 먹고 왔는데, 교과서 주문만 했을뿐, 아직 뭐 공부를 한다거나 이런 거 없고…. 아힝….

Published by Hisun on 17 Aug 2008

수영복 쇼핑

어제 시애틀은 낮 기온이 95도가 넘어서 한 해에 며칠 안되는 더운 날이었다. 본래 캠핑을 가려고 했던 주말인데, 날씨도 덥고 곰돌도 나도 지난 주에 너무 바빠서 계획을 짤 시간이 없었다. 아침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낮에는 거실 바닥에 납작 업드려 있다가 저녁 되면서 심심해 하면서 시내에 쇼핑겸 영화를 보러 갔다.

쇼핑은 타일랜드 가는 것 때문에 전부터 벼르고 있었는데, 일단 수영장과 해변에서 입을 수영복을 사야하는 것이 제일 컸다. 다이어트 시작한 후로 한 9-10파운드 빠지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수영복 레디 바디는 아니라서 온갖 디자인의 수영복들을 들고 탈의실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입어보면서 고생 좀 했다.

클래식 비키니부터 시작해서 탱크티니에 원피스 디자인까지 고루고루 입어봤는데, 결국 결정한 것은 토니 바하마의 비키니 bottom이 미니 랩스커트랑 같이 붙어있는 것이었다. 미니 랩스커트가 딱 적당한게 엉덩이 쳐진 거 허벅지 살찐 거 다 감춰주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길지는 않아서 답답하지 않고 다리도 적당히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따로노는 랩스커트가 아니고 비키니 팬티에 붙어 있는 것이라 편했다. 비키니 탑은 전부터 있던 걸 입기로 했다. 리오 데 자네이로에 갔을 때 산 연두색에 열대 새들이 그려져 있는 비키니 아직도 너무 사랑해서 그거 입을 수 있게 된 거 기쁘다.

노스트롬에서 지나가다가 딱 원하던 류의 여름가을 자켓을 발견했고, Old Navy에는 잠옷으로 입을 티셔츠를 사러 갔다가 딱 원하던 류의 얇다란 여름 가디건을 샀다. 이 여름 가디건은 아무래도 며칠 뒤에 다시 가서 한 개 더 사놔야겠다 싶을만큼 마음에 쏙 든다.

요샌 늙어서 쇼핑을 오래할 에너지도 없고, 지갑이 가벼워서 예전만큼 척척 사지도 못하는 가운데, 오랫만에 간 쇼핑에서 가격도 착하고 맘에도 쏙드는 녀석들을 몇개나 발견하다니 운이 좋은듯.

 

p.s. 영화는 [트로픽 썬더] 봤는데, 계속 웃느라고 배땡겼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랑 벤스틸러라 잭 블랙까지… 만만세였다.

Published by Hisun on 16 Aug 2008

가계부 쓰기 2 - Monthly summary

지난 주에 예고한 대로 오늘은 매일매일 쓴 가계부 데이타를 모아서 달달이 어떻게 사용하나 하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밑의 그림에서 보다시피 나는 매달 가계부를 다른 탭에 쓴다 - Jan 08, Feb 08, … 이런식으로. 스프레드시트 탭 리스트의 앞쪽에는 매달의 비용을 달달이 비교하게 되어 있는 Monthly expenses 탭이 있는데, 이분이 그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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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거 없는 게, 지난번에 가계부 쓰기 1에서 보여준 것 중의 오른쪽 합계란을 매달 이리로 갖다붙이는 것 뿐이다. (엑셀에서 갖다 붙일때는 Value only로.)  그 아랫쪽에는 모기지랑 콘도 관리비같이 매달 전혀 변하지 않는 금액들을 쓴다.

본래 이 페이지를 시작한 것은, 미국에 만연한 그 notion - 적어도 자기가 1달에 쓰는 돈의 3배는 비상시를 대비한 비상금으로 현금이나 현금에 가깝게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가계부를 쓰기 전에는 1달에 내가 쓰는 돈이 얼마겠거니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는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보니까 이게 매달 오르내리락도 심하고 그래서 이렇게 매달 비교하면서 이제까지의 월 평균도 내다 보면 월 평균의 3배로 비상금을 준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는 생각이 든 거다.

쓰다 보니까 전달에 비교해서 얼마나 덜 쓰고 더 쓰는가 보는 것도 쏠쏠히 재미 있어서 구간마다 subtotal을 한 다음에 그 전 달과의 gap도 본다. 딱 지난달만이 아니라 다른 달과도 한눈에 비교해 보면 왜 이번달은 이렇게 많이 썼나 반성도 하고, 아님 한 부문에서 줄인 돈이 다른 부문으로 가서 붙어 있는 것도 보고 (예를 들면 Dineout 부문이 줄어들면 Grocery랑 Gas 부문이 늘어난다거나), 역시 여기서도 “한눈에”가 key다.

Subtotal이나 Average, Gap 같은 것들은 쓰다가 보니 더 편할 것 같아서 하나씩 더한 데이타 포인트들이다. 자기가 수동식으로 가계부를 트랙하는 것은 이렇게 자기 맘대로 원하는 걸 더할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곰돌과 나는 매달 마지막 일요일 오후에 Financial Review를 잡아놨다. 그래서 서로 “아니 여기 이건 뭔데 돈을 이렇게 많이 쓴거야?”하고 장난으로 윽박지르고, 가계부에 말 안되는 점 없는지 크로스체크 한다. 그 달 쓴 거 보고 그 다음달 예산도 대충 정하고 그래서 그 다음달 탭에 예산으로 적어놓는다. 매달초 이삼일 사이에 전달 쓴 거 Monthly expense summary 탭에 적어넣고, 전재산을 다시 한번 주르륵 훑어보는 asset tracking도 한다. (재산이 적어서 금세 할 수 있다 ㅋㅋ)

 

예고:

다음편은 Asset tracking.

Published by Hisun on 09 Aug 2008

Yoga

Yoga 다녀왔다.

요샌 금토일 아침 요가를 가게 되는데, 그나마도 지난 주 토요일, 일요일, 이번주 금요일을 쏙 다 빼먹고 오늘 토요일 아침 클래스를 도로 가기 시작한 것.

월화수목금은 아침 7시부터 8시 15분까지 요가 수업이 있다. 월화수목은 회사일로 여유가 없어서 아침에 시간이 있더라도 잘 가지지 않는다. 아침에 요가 클래스에서 8시 15분에 나온다고 해도 평소에 회사 도착하는 시간과 별로 다르지 않으니 시간은 핑계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 정답이겠다. 대신 금요일은 내 보스가 회사 안나오는 날이고 팀의 다른 사람들도 회사에 안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업무가 느리니까 여유가 있어서 아침에 요가 수업을 가는 편이다. 금요일은 격주로 한번꼴로 나도 집에서 일하기도 하니까 이래저래 요가 가기 편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침 9시부터 10시반까지 하는 레벨 1 클래스를 이제껏 다녔는데, 오늘 수업하고나니 왠지 미적거려졌다. 언젠가 한번 아침 9시 레벨 1 클래스와 10시반 레벨 2 클래스를 연달아 들어봐야지. 아침 3시간 동안의 요가, 좀 체력 걱정이 되긴 하나, 레벨 2는 어떤지 궁금해졌다.

Published by Hisun on 27 Jul 2008

주말 신변잡기

  • 캐피탈힐 브로드웨이에 있던 시애틀에서 젤 좋아하는 까페 비바체가 그 사거리에 들어올 Light rail station 때문에 옮겨가게 되었는데, 새 위치는 9월까지는 문을 열지 않는다. 비바체의 2호점은 South Lake Union에 REI 뒷편에 생긴지 한 일년 정도 되었는데, 지난주 곰돌이 그 근처에 있는 PRO club 짐에 등록하면서 곰돌은 운동하러 가고 나는 커피샵에 앉아서 일하고 했더니 좋아서 자주 오기로 했다. 지금도 비바체 2호점에서 비바체의 구수한 라테를 마시는 중.
  • 이번주말도 금토일 요가를 갔다. 금요일 선생이 좀 빡세고, 본래 내가 총애하는 요가 선생인 더글라스 수업은 토요일인데 별로 땀은 안나고, 이번주 일요일은 한달에 한번씩 있는 restorative yoga class라서 힘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요가를 한 효과가 있는 것인지 금토일 아침 계속 체중이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 토일 아침 9시부터 10시반까지 요가 수업인데, 내가 요가를 간 동안 곰돌은 PRO club에 운동을 하러 갔다. 오늘은 요가 마치고 집에 가서 샤워하고 와서, 운동 마친 곰돌을 비바체에서 만나서 같이 앉아서 일하는 중.
  • 곰돌이 사준 내 생일 선물은 골프 레슨권이었다. 어제 첫 수업 private lesson을 받았다. 선생한테 수업은 30분 받으면서 swing 두세가지 연습하고 한 30분쯤 더 연습하다가 왔는데, 겨우 그것도 운동이라고 오늘 옆구리가 땡긴다. 주말마다 레슨 받으러 다니기로 했다.
  • 배트맨 다크 나이트를 꼭 iMax에서 보고 싶다는 곰돌 때문에 이동네 iMax 극장을 알아봤더니 마이크로소프트 디스카운트로 1인당 겨우 3불이라서 좋아하면서 표를 사놨다. 대신 다음주까지는 다 매진이라 겨우 구한 표는 다음주 토요일 오후 4시.
  • 여기 안경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한국가서 안경을 할까 어쩔까 하다가 한국가서는 시간이 없을 거 같아서 Costco에서 안경 맞췄다. 내가 다니는 안과에 붙은 안경점에서는 테만 180-550불 정도 하고, 렌즈만도 180불, 햇빛에 나가면 선글라스가 되는 transcolor를 넣으면 110불을 더하라고 했는데; Costco는 렌즈 79불, 트랜스칼라 55불에 테도 비싸봤자 140불 정도다 (펜디나 발렌티노 수제 안경테). 물론 다양한 여러가지 디자인이 구비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갔을때랑 이번주에 갔을때의 셀렉션이 확 다르고 브랜드 네임도 훨씬 다양해져 있던 것으로 보아 그때 그때 새 물건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디자이너 브랜드 (캘빈클라인, 막스마라 등등) 안경테들이 대부분 100불 아래인 착한 가격들이었다. 다행이 맘에 드는 테가 있어서 테는 50불, 렌즈에 anti-glare랑 transcolor까지 풀옵션으로 했는데도 210불 - 회사 보험에서 커버해주는 180불을 빼고나면 30불 든 셈이라 흡족했다.
  • 12번가 위에 코너에 자그맣고 지저분한 조그만 중고 자전거 가게가 있는데, 전에 잠시 들러서 본 보라색 자전거가 눈에 밟혀서 어제 도로 가서 그 자전거 싹 고쳐서 200불에 사기로 주문넣었다. 지금은 MTB 타이어에 bar handle 21단 기어 달린 넘인데, 타이어를 city bike용으로 바꾸고, 안장이랑 이것저것 싹 다 새것으로 갈아준다고 했다. 그 자전거포 아저씨는 언제봐도 기름때 묻은 티셔츠에 머리를 산발하고 있는데, 중고 자전거들을 고물상 같은데서 줏어와서 싹 고쳐서 파는 일 혼자서 사분사분 그 작은 가게에서 하고 있는 듯 했다. 나쁘지 않다.
  • 대두 삶아서 콩국수도 해먹었고, 몇 주나 미루고 있던 신발 수선가게와 세탁소도 들렀고, 어제는 너무 효율높게 움직이다 보니 일찍 피곤해져서 곰돌과 나는 저녁 7시반에 자러 가버렸다. 토요일 저녁에 7시반에 자다니 ㅠ_ㅠ 늙은이들 같자나.
  • 나는 자정에 잠이 홀딱 깨버려서 뭐할까 하다가 mysoju.com에서 한국 드라마 [내 인생의 마지막 스캔들]을 몇 편이나 봤다. 최진실 연기 꽤나 훌륭해졌다. 나도 아줌마가 되어서 이제 이런 30대 드라마가 재미있는 때가 되었다. ㅠ_ㅠ

Published by Hisun on 26 Jul 2008

Homemade 콩국

어제 한국장 갔다가 대두와 서리태를 사왔는데, 일단 대두를 밤새 물에 불렸다가 삶아서 콩국물을 만들어 보았다.

대두를 불릴 그릇에 담으면서 너무 양이 적은 거 같아서 좀더 부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2배 정도로 통통하게 불어 있다. 냄비에 불린 콩이 다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어딘가의 요리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뚜껑을 덮고 끓이다가 콩이 부글부글 끓어서 냄비 뚜껑을 치고 올라온 뒤 딱 10초 더 끓여주었다. 먹어보니 콩이 살짝 익기만 하긴 해도 비린 맛이 없어지고 고소한 맛이 나서 불에서 내리고 찬물로 콩을 바락바락 씻었다. 바락바락 씻으니 콩껍질이 벗겨져서, 콩껍지를 덜어내고, 믹서기에 물과 소금과 함께 갈아주었다.

냉장고에 차게 식혔다가 저녁에는 칼국수 면을 삶아서 오이 송송 썰어넣고 콩국수를 해 먹었는데, 맛은 있는데 콩비지를 따로 걸르지 않아서 아직 콩건더기가 곱지 않다. 나중에 물을 넣고 좀 더 간 다음에 콩비지를 걸러봐야겠다고 생각중. 내 믹서는 에반스톤 살때 싼 걸 샀더니 쓸때마다 금세 다 깨져서 사방으로 튈 거 같이 덜덜 거려서 맘놓고 오래 못 갈겠다.

내일 콩비지를 거르면 콩비지찌개도 끓여보려고 레시피를 찾아봤다. 마침 푹 익은 신김치도 좀 있고 하니 정말 해 먹어야겠다. 비지찌개는 우리 엄마가 한번도 해 준 적이 없는 음식인데, 내가 해먹으려고 하니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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