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by Hisun on 28 Dec 2008
크리스마스 선물 폭격
우리 시댁은 크리스마스 때 정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서로 선물을 많이 주고받는 집인데, 시부모님댁 거실의 커다란 트리 밑이 선물 상자들로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을 매번 본다. 게다가 stocking stuffer로 커다란 양말 모양 주머니 안에다가 캔디랑 초콜릿에서부터 이런저런 상품권까지 담아 주시는 터라 매년 선물 폭격을 받는 느낌이다. 문화가 이런 데서 자란 곰돌이라서, 내가 선물 간단하게 하자고 해도 꾸역꾸역 우겨서 이것저것 사주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돌에게서는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장비 일체를 선물 받았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집에 놓을 데도 없고 그렇게 비싼 investment는 땡기지 않아서 대신 받은 것은, Bialetti의 이 녀석. 맨 아래쪽에 물을 담고, 커피 필터를 위에 놓고, 스토브 위에서 끓이면 물이 끓으면서 증기가 되어 커피를 통과해서 위쪽 주전자에 에스프레소가 되어 모인다. 무척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는 에소프레소 포트. 비알레티의 심플한 디자인도 맘에 든다.
커피 콩을 갈 수 있는 그라인더와 내가 좋아하는 커피 로스터인 비바체에서 사온 원두. 자기는 커피도 마시지 않는 곰돌이 꼼꼼하게 하나하나 다 사서 준비해 둔 덕택에 오늘 아침 나는 잠옷 바람으로 에소프레소를 내려서 라떼를 만들어 집에서 마시는 호사를 누렸다.
게다가 커다란 머그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나가는 말로 한 것까지 기억하고 Bodum 컵을 세트로 선물한 곰돌. Bodum네 컵들은 얇은 유리로 만들어져서 깰까봐 걱정되는데, 그래도 dishwasher-safe에 microwave-, freezer-safe라고 하니 잘 써봐야겠다. 크기는 딱 맘에 든다.

커피 세트 말고 곰돌이 또 퍼부어준 선물은 내가 어디 카달로그에서 보고 이런 거 있음 편하겠다라고 한 BOGS의 부츠. 다이빙 수트 재질로 윗부분이 되어 있고 발을 감싸는 부분은 고무로 물샐틈 없이 커버 되어 있어서 비오는 시애틀의 질척한 길에 딱이다.

내가 곰돌에게 해 준 선물은 캐논의 DSLR. 엔트리 레벨 카메라이긴 하지만, 사진 찍는데 초보인 곰돌을 위해서는 딱 알맞을 거 같다. 담에 더 잘 찍게 되면 비싼 카메라와 렌즈를 사주기로 하고…
올해 시부모님이 주신 것은 시부모님이 속한 컨트리 클럽의 재킷이랑 캐시미어 스웨터와 (내가 사달라고 한) 머리 묶는 고무줄/머리핀 세트. 시누이는 여행용 목 베개와 사진 앨범을 선물로 주고, 시이모님은 우리 웨딩 앨범을 만들어서 주셨다. 주시는 것들은 고마운데, 너무 과하게 많이 선물들을 해서 좀 부담스럽다. 우리 시부모님이 하나밖에 없는 손주인 시누이의 7살짜리 딸한테 퍼붓는 선물들을 보고 곰돌에게 우리 애 낳으면 크리스마스때 선물 많이 하지 마시라고 꼭 부탁드려 달라고 했다. 7살짜리한테 크리스마스 선물을 25개 정도 사다 퍼부으셔서, 크리스마스 이브날 선물 포장하는 거 도와드리다가 나가떨어질뻔 했다. 나는 “안주고 안받자”라는 식인데, 이건 너무 정이 없다고 해도, 곰돌네 집은 그 반대 익스트림.
얘네는 크리스마스 전에 내가 구운 쿠키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둔갑한 모습. 큰 통은 시어머님에게 갔고 (그러나 시어머님 이미 쿠키/파이/브라우니/스투루들을 한 10가지 정도 구워두심), 길게 포장한 녀석은 달라스에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 내 고등학교 동기 재영이에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