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anuary, 2008

Published by Hisun on 30 Jan 2008

내 인생의 청춘 영화

소인양의 댓글을 보고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친 청춘 영화는 과연 무엇이었던가.

내 인생 최고의 코미디는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요, 내 인생 최고의 B급 호러는 데드 얼라이브. 서스펜스/반전/게이 영화는 M.버터플라이. 근데 왜 청춘 영화를 떠올리려고 하면 사인필드의 일레인이나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에서 오르가즘을 연기하던 맥라이언 따위만 떠오르는 거냐고… OTL  나 청춘/성장 영화 되게 좋아하는데 왜 막 확 기억이 나는 건 없을까? 너무 비슷한 류를 많이 봤나? 시간을 두고 잘 생각해봐야지.

소인양은 클루리스라고 했고, 전에 마소 인턴할때의 룸메였던 EJ 언니는 세인트 엘모의 불 영화 얘기를 할땐 마치 도로 소녀가 되신듯 했다. 다들 이런 영화들이 한개씩 있는듯.

Published by Hisun on 29 Jan 2008

Over her dead body (2008)

평소 같으면 절대 안봤을 돈아까운 류의 영화지만, 회사에서 누가 프리미어 표를 준 데다 프리미어 극장이 시내라서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가서 봤다. 영화 자체는 그냥 그런 로맨틱 코메디 - 에바 롱고리아가 결혼식 당일날 사고로 죽어서, 살아남은 약혼자가 상담을 위해 만난 psychic과 사랑에 빠지는 걸 방해하는 유령역으로 나온다.

왠일인지 요새 로맨틱 코메디에 나오는 남자 유형이 나는 하나도 멋져보이지 않는데,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도 별로… Paul Rudd라는 이름인데, 눈에 초점도 제대로 안맞는 거 같구 여튼 별로. 심지어는 여자 주인공들도 별로 안 예쁘다. 에바 롱고리아는 탠을 너무 심하게 해서 “늙어” 보이고, 다른 여주인공인 레이크 벨은 여장남자 같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넋놓고 이쁘다 라고 침을 쥬릅 흘린 스크린 인물은 다즐링 리미티드에 나온 애드리안 브로디 정도였구나. 여튼 로맨틱 코미디에서 주인공들이 안 예쁘고 안 멋지니까 재미 반감.

요새 영화를 보면, “아니 저 인간들은 뭘 해서 먹고 살길래 저렇게 좋은 집에 살지?”하는 생각만 든다. 클로버필드도 보고 나서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롭의 한 2000sqf 되어 보이는 맨하탄 아파트와 베쓰의 고층 아파트. 해봤자 20대 후반 30대 초반인데, 뭘하면 맨하탄에 그런 아파트에서 산단 말이냐 싶은 거지. 그리고 이 로맨틱 코메디도 그렇다. 어느 도시인지 알 수 없으나, Psychic과 Catering을 같이 한다고 해도 그렇게 커다랗고 잘 꾸며진 아파트가 affordable한가?

Published by Hisun on 27 Jan 2008

Open your eyes (1997) and Mansfield Park (TV, 2007)

DVD로 본 Open your eyes는 보다 졸려서 끄고 담날 다시 봤다. 소재도 재밌고 하긴 한데,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것이 괜한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고, 얼굴에 상처난 자신을 괴물취급하는 것이 짜증나서 나중엔 귀찮아하면서 봤다. 반전은 굳. 썰을 풀자면 한없을 거 같은 “어려운” 영화이기도 한듯.

PBS에서 1월 중순부터 시작한 제인 오스틴 시리즈를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밤 9시에 <Mansfield Park>가 시작하는 걸 잡아서 끝까지 봤다. 제인 오스틴의 세계처럼 단순히 착한 여자가 꾹 참으면 원하는 사랑을 얻고 happily ever after 하는 그런 일이 제인 오스틴이 살던 시대에는 있었던 것일까? Oversimplication은 보고 있자면 머리를 비워줘서 기분이 명쾌해지기는 하는데, 그 단순함에 오싹할 때도 있다.

Published by Hisun on 26 Jan 2008

First blue runs @ Crystal Mountains

지난 일요일에 이어 오늘 토요일도 스키 셔틀을 타고 크리스탈 마운틴에 스키타러 다녀왔다. 오늘은 곰돌만이 아니라 친구 켈리도 같이 갔는데, 곰돌보다 덜 프레셔를 주는 사람이 같이 탈 수 있어서 좋았다.

지난 주에 비해서 스피드가 높아졌을때 밸런스 잡는 것이 편안해져서 snow ploughing을 덜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다리도 훨씬 덜 피곤하고, 슝슝 달리는 것도 재미있어져서 오늘은 훨씬 재밌게 즐겼다. 그린에서 놀다가 블루로 진출했는데, 이 스키장은 그린 런들이 보통 그린보다 어렵고 블루들은 다른 블루들에 비해서 그리 힘들지 않았다. snow ploughing을 안하니까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되어서 이번엔 리프트 하나 길이 만큼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려오게 되었는데, 대신 리프트 두개 만큼 이어서 내려오는 오늘의 마지막 런은 아직 그래도 다리가 아팠다.

오늘은 미리 집에서 물병, 점심 샌드위치와 에너지바 따위를 준비해가서,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에서는 따뜻한 칠리 한 그릇만 사서 곰돌과 나눠먹었는데, 그렇게 하니까 돈도 적게 들고 좋았다. 요새 올해 돈 들일이 많아서 완전 가난모드인데, 다른 데서도 좋아하는 것들을 계속하되, 들어가는 돈을 줄이는 방안을 계속 연구해야겠다.

오늘도 산에 설질은 너무나 좋았다. 매번 이 동네에서 스키탈 때마다 한국 스키장의 사정을 생각하게 된다. 설질은 둘째 치고도, 한국에 비하면 거의 텅텅 비다시피 한 슬로프라니. 오늘은 오후부터 눈발이 날리더니, 오후 늦게는 아예 파우더스노가 너무 깊어서 오히려 타기 힘들 정도였다.

다음번에 갈때는:

  • 무릎 패러럴로 타는 연습 더 많이 하기
  • 다른 산의 블루 코스도 가 보기
  • 코와 입근처를 덮는 gator 필요

Published by Hisun on 25 Jan 2008

Scrap: Bernd Schmitt interview in Korea

http://news.media.daum.net/economic/estate/200801/26/chosun/v19755520.html

포탈 에디터가 붙인 제목은 거지 같으나 인터뷰 내용은 재미있음.

Published by Hisun on 25 Jan 2008

Abrasive personality in corporate environment

어제 <Apprentice>를 보고 있었는데, 이번 시즌은 셀레브리티들을 영입한 셀레브리리 어프렌티스다. 어제 짤린 애는 금발의 약간 맹하지만 이쁜 소프트볼 국가대표팀 주장 언니. 그동안 맨날 시키는 일만 하면서 자기에게 스텝업 할 기회가 안온다고 얘기하고, 다른 팀 멤버들이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자기가 뭐 하자고 하면 묵살 된다고 징징거리다가 “I can afford to lose her (from the team).”이라는 팀 프로젝트 매니져의 테스티모니얼로 짤려버렸다. 어프렌티스 옛날 시즌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완전 bitch로 자기 브랜딩을 하고 (마케팅 스트레이티지?) 이번에 다시 불려온 팀 멤버인 오모로사는 정말 bitch다 - 남을 죽여서 자기가 살고 보는 타입. 회의 같은 걸 할때도 서로 싸우고 욕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것은 다반사. 근데 그렇게 해서라도 의견을 내놓는 사람이 하란대로만 따라하는 사람보다 더 valuable하단다. 그래서 이 금발 아가씨는 자기 변호 하면서 “나는 이런 환경에 익숙치 않고 익숙해져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라고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는 “그래 나도 니가 이런 (abrasive한) 환경에 물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사실은 나도 너의 세계가 더 좋아.”라고 하면서도 이 아가씨를 쇼에서 잘랐다.

마소 디자이너이었다가 베이 에리어로 이사가면서 마소랑 빠이빠이 한 친구 기원이가 전에 마소의 컬쳐를 abrasive한 사람들이 잘나가는 컬쳐로 표현한 적이 있었다. 이 동네 큰 디자인 팀들의 매니져들이 다 좀 함부로 구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던 일이고, 작년 여름에 팀 간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때 내 매니져가 어떻게 디자인 팀 뒷통수를 후려치고 자기 의견을 관철시켰나 하는 것도 보아 알고 있어서 과연 그렇구나 했다.

어제는 또 Career Stratey workshop이라고 마소가 직원들에게 (마소내에서) 자기 커리어를 디자인 할 트레이닝을 해주는 데를 가보았다. 같은 테이블에 플래너 아저씨가 한분 앉아계셨는데, 나랑 1:1로 자기 strength 이야기를 하다가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이야기가 나와서, 자기는 내가 말하는 assertive & abrasive style인데 “get things done right”가 언제나 nice consensus로 되는 것은 아니며, 일을 하려면 어쩔 땐 그래야 한다는 이야기를 설득력있게 말씀하셔서, 담주에 만나서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를 더 듣기로 했다. 왠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아저씨일 거 같아서 왠만하면 멘터로 모실까 한다.

내가 보기에 난 되게 무딘 편일 거 같다. 남이 나한테 abrasive하게 굴어도 왠만해서는 못 알아채고 넘어갈지도 모른다. 시부모나 시누이, 혹은 못된 매니저(지금 매니저가 나한테 그러지는 않는데)가 못되게 굴어도 “뭐라고?”하는 사오정으로 귀를 후비적~하면서 “못들었거덩?” 하면 그쪽이 지레 거품을 물고 넘어가지 않을까? 다만 같이 소리지를때 큰 소리를 같이 지를 수 있는 건 구비해야겠다.

 @커리어 스트레이티지 워크샵: 트레이닝 자체는 하품이 나오려고 했지만, 사람들이 자기 커리어 무브에 대해서 작은 에피소드들을 곁들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도움되는 점이 많았다. (일테면, 인터널 인터뷰를 캐쥬얼하게 했다면 followup은 24시간 이내 라든가, 첫 인터뷰에서는 그쪽을 한 80% 정도 이야기 하게 냅두라라든가) 그리고 그것보다도 퍼스낼러티 그룹핑에서 만난 “Enterprise Control”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같이 점심 했는데 다들 무릎을 치면서 맞아맞아 하는 점이 너무 많아서 앞으로 같이 정기적으로 점심 먹기로 한 것이 좋았다.

Published by Hisun on 23 Jan 2008

왜 못 보는 것일까

  1. 아침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읽은 월스트릿저널. 미국의 금융위기와 주식시장붕괴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 이제는 리세션의 시작이 왔다고 공공연하게 기사들이 나오면서, 세계 각곳에서 사람들이 주식으로 입은 손해에 대해 얼마나 쇼크를 먹었는가 하는 인터뷰들을 실었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사람 자식 보육비를 주식에 다 넣어 까먹고서 지난 이틀 정도에 홀딱 내린 중국증시를 보며 “난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가 안돼요” 했단다. 이 사람이야 중국에 살아서 그렇다고 치자. 미국에서 살고, 매일 미국 뉴스를 접하고 읽으면서도 리세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감도 못잡은듯 지금에 와서 하늘이 무너진듯 난리치는 사람은 도대체 뭐냐고요. 아무리 사람이 자기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다고 해도 이건 좀 심하다. 남들이 좋은 수익을 낸다고 했다고 “묻지마”로 중국펀드에 돈을 퍼부었다는 한국사람들도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비정상적인 수익이 났으면 내리막이 가파를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상식만 지켜도 크게 돈을 잃지는 않을 것을, 역시 greed와 ignorance가 눈을 멀게 하는 것 같다.
  2. 결혼 결정 후에 생긴 나쁜 버릇은 다음 미즈넷의 며느리방이나 부부방에 가서 비상식적인 시댁식구들과 남편의 행태에 대한 글을 읽는 것이다. 읽고 화내고 기가 막히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있으니 나도 이상한 인간이다. 아주 조금은, “그래도 곰돌과 곰돌네 집은 이럴 리는 없어”라고 하나하나씩 assurance가 필요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아주 황당한 경우에는 곰돌에게 번역해 주면서 “너도 이럴꺼야 응? 응?”하고 쿡쿡 찌르기도 한다. 정말 대한민국에는 경우없고 황당한 시댁식구가 정말 많다. 이 정도로 극단이 많은 정도면 그저 며느리에게 조금 불공정하다 싶은 경우란 거의 보편화되어 있을 거 같고 거의 모든 며느리들이 “참고” 넘어가는 일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생각만 해도 소름이 쫙 끼친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시댁이나 남편의 “익스트림 미친짓”을 참고 사는 여자들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어떻게 “그래도 이이가 나를 사랑하니까”라든가 “아이때문에”라고 자신을 속여가면서 사는 것일까. 이혼에 많은 사유가 있듯 이혼 못하는 데도 많은 사유가 있겠지만, 너무나 극단적인 상황에서 너무나 뻔한 선택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가슴을 탕탕 치고 싶다. 이 사람들은 또 왜 못 보는 것일까.

Published by Hisun on 22 Jan 2008

집에서 일하기

주말에 이틀 다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하루종일 집을 비웠다.

토 - 아침일찍 클로버필드 조조 영화, 레이크 유니온 걸어서 돌기 5시간, 저녁에는 오페라

일 - 종일 스키장

이랬더니, 주말에 집 정리할 시간도 없어서 집은 엉망진창이다. 게다가 금요일과 월요일에는 회사 일이 바빠서 각각 집에 도착한 시간이 밤 10시 11시였으므로 더 하다. 이번 주 금요일은 세상 없어도 집에서 일하면서 집 정리를 좀 해줘야겠다.

집에서 일하면 통근 2시간 아끼고, 맘도 느긋하고, 좋긴 좋은데, 너무 춥다. 벽난로를 켜면 좀 낫지만, 평소에는 가스요금 때문에 손떨려서 낮에는 잘 못 튼다.

게다가 집에서 일할때는 집중력이 잘 흩트러지기 때문에, 오히려 집에서 일하는 날엔 스타벅스나 동네 까페에 가서 일하고 있는 수가 많다. 평소에는 인터넷이 공짜인 동네 까페들에 다녔는데, 최근에 곰돌을 통해 TMO의 Hotspot을 공짜로 쓸 수 있게 되어서 스타벅스도 이뻐해 주고 있다. 스타벅스는 어느 점포를 가더라도 오래 비비고 앉아서 일하거나 하기에 좋은 세팅인 것은 틀림없다.

Published by Hisun on 21 Jan 2008

Walk around Lake Union

지난 토요일에도 걸었다. 우리집에서 시네라마까지 (클로버필드 영화), 시네라마에서 프리몬트까지 (Greek 점심 먹고), 또 프리몬트에서 U-District를 거쳐 10th를 지나 캐피톨힐의 우리집까지. 중간에 비가 한두시간 왔지만 비를 맞으면서 걸었다. 곰돌과 나의 주말 루틴. 다음번에는 더 멀리까지 걸어갔다 오기로 했다.

Published by Hisun on 21 Jan 2008

Opera Pagliacci

곰돌 어머님의 선물 중에서 마지막으로 나온 표는 시애틀 오페라의 팔리아치 (파글리아치?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지난 토요일 저녁 7시반 공연을 보러 집에서부터 또 시애틀 센터까지 걸어갔다.

비도 오고 팜플렛에서도 캐쥬얼 오케이라고 했던 차라 굉장히 캐주얼하게 입고 갔는데, 시애틀 오케스트라 공연에 비해서 사람들이 많이들 차려입고 와서 놀랐다. 전에 베토벤 공연 갔을땐 청바지 입고 온 사람이 태반이어서 역시 시애틀이군 했었는데, 오페라 관객은 연령대가 더 높아서인지 밍크코트 님들이 자주 눈에 띄고 남자들도 양복 차림이라 시애틀에 저런 옷 가진 사람들도 사는구나 했다. 나는 underdressed라도 약간 self-conscious했건만 역시 텍산답게도 곰돌은 전혀 쫄지 않았다.

오페라를 여는 것은 어릿광대의 상자에 실려서 튀어나온 “프롤로그”. 프롤로그가 무대 위의 우리들도 인간, 그러니 우리의 허름한 무대와 장치를 보시지 마시고 우리가 전달하려고 애쓰는 메시지를 들어주시라 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극이 시작된다.

카니오는 마을에서 제일 가는 어릿광대(팔리아치), 그의 극단이 공연을 할때면 마을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든다. 극단의 못생긴 불구자 토니오는 카니오의 젊고 이쁜 아내 네다를 사랑하는데, 그녀에게 구애했다가 싸늘한 모욕을 당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한편 네다는 실비오라는 애인이 있어서 둘은 오늘 밤 공연이 끝나면 같이 도망을 갈 계획이다. 네다와 실비오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본 토니오는 가서 카니오를 불러오고, 간발의 차로 실비오를 잡지 못한 카니오는 네다에게 애인의 이름을 대라고 추궁하지만 그녀는 입도 뻥긋 않는다. 그녀를 더 추궁하려는 찰나에 마을 공연을 위해 준비를 해야 하는 카니오. 불타는 배신감과 깊은 절망을 안고서도 마을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공연을 해야 하는 자신의 부조리한 처지에 대해 노래하는 부분이 감동적이다.

2막이 오르면 어떻게 어린 고아이던 네다를 데려다가 훈련시키고 사랑에 빠졌는지 하는 카니오의 회상으로 시작한다. 이 회상 장면은 시애틀 오페라 자신들의 interpretation으로 보통 팔리아치와 카발레리나 루스티카나를 함께 엮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관습인데 반해 이번 공연을 팔리아치로만 구성하고서 거기에 더한 것이다. 솔직히 본래 오페라에 없던 것이 더해진지라 완성도는 좀 떨어진다고 해야겠다.

막이 오르고, 카니오네의 코미디 공연은 공연 내용 조차도 부정한 아내가 남편 몰래 애인을 만나는 내용이다. 카니오는 결국 공연과 실제를 혼동하며 네다에게 애인의 이름을 추궁하고, 공연을 계속하려고 애쓰는 네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만다. 죽어가면서 실비오를 부른 네다. 객석에서 달려나온 실비오 마저도 카니오의 칼에 찔려 죽는다. 그리고 유명한 대사 “코미디는 끝났다”로 막을 내리는 것이 이 오페라. 그 대사도 관습적으로는 카니오의 대사인데, 시애틀 오페라의 해석상으로는 토니오가 말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카니오는 뒤에서 괴로워 하기에도 바빠서….

카니오가 느끼는 배신감과 슬픔도 이해가 가지만, 제 앞가림도 못하는 어린 소녀를 데려다가 (페도필이냐) 아크로바틱을 좀 가르치고 부려먹다가 자기가 사랑하게 되었다고 결혼해놓고 극단의 떠돌이 생활에 싫증이 난 네다가 떠나려고 했다고 죽이기까지 하다니 왠지 정이 안간다.

어쨌건 진짜 오랫만에 본 오페라라서 반가웠고, 요새 이런저런 공연을 찾아다니다 보면, 좀더 생활을 윤택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시즌에 토스카 공연도 챙겨 보고 싶고, 내년에는 뉘벨룽겐의 반지(이 대작은 보통 나흘밤에 걸쳐 총 15시간의 공연으로 이루어진다)도 공연을 하겠다니 일생에 한번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http://en.wikipedia.org/wiki/Der_Ring_des_Nibelungen

http://www.well.com/user/woodman/singthing/ring/story.html

팜플렛들을 뒤적이다 시애틀의 아트&렉쳐 시리즈 중에 노벨상 수상 작가 Orhan Pamuk (내이름은 빨강, 새로운 인생 등)의 강의가 작년 10월에 있었다는 것에 절망하고, 대신 여행 작가 Pico Iyer (Falling off the map)의 강의가 4월에 있대서 그거 예약했다.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