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September, 2008

Published by Hisun on 30 Sep 2008

혼자 노니까

심심해. 답글 좀 달아 보아용~

Published by Hisun on 30 Sep 2008

패턴

팀 미팅 전 새벽 3-4시까지 어카운팅 숙제를 하는 것이 패턴이 되고 있어!!!!!

Published by Hisun on 29 Sep 2008

Roofed Scooter

요새하는 백일몽 중의 하나는, 요놈 – 지붕달린 스쿠터이다.

집에서 회사갈때나, 회사에서 학교갈때 오가게 되는 WA-520길은 수많은 마이크로소프티들로 인해 출퇴근시간은 맨날 막힌다. 카풀을 장려하기 위해서 HOV (highly occupied vehicle?) 전용 차선이 있는데, 이 차선을 타려면 3명 이상이 타고 있거나 아니면 모터사이클이면 된다. 그러니 퇴근할 때나 학교 갈때 막히는 길을 뚫고 가는데, 모터사이클이 장점이 있다는 거 하나.

시애틀은 일년에 7개월은 비가 계속 오는 거 같다. 비오는데 모터사이클 타면 시야도 가리고 여러모로 처량하다. 그러므로 지붕이 있는 교통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둘.

요새 학교 다닐때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니다 보니, 가방모찌로 차나 여하한 개인 교통 수단의 필요가 어깨로 느껴진다는 것이 셋.

이렇게 세가지 팩터를 하나+둘+셋 해보면 = 지붕달린 스쿠터가 나온다.

요 윗 사진의 놈은 중국에서 나온 씽위에라는 넘인데, 미국 시장에서도 들여와서 파는듯. 평은 좋으나 중국산이라 좀… 문제는 바퀴가 세개라는 것인데, HOV 전용차선의 룰이 두바퀴 비히클인지 좀 더 알아봐야 함.

AD250_open

이분은 Avida 라는 브랜드인데, 지붕은 뜯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모델.

몇년전에 나왔다가 실패한 BMW의 C1이라는 모델도 있고.

이건 혼다의 컨셉 스쿠터 엘리시움. 아직 시장엔 안나온듯.

푸조의 엘리스타 Elystar.

근데, 집에 주차할 데가 없다는 문제를 제쳐두고서라도, 나의 verdict는 “이 dorkiness를 어찌하오리까?” 정도가 되겠다. 지난주에 520에서 버스 기다리다가 본 정말 예쁜 노란 커스텀 roofed bike는 언제 담에 보면 꼭 사진을 찍어야지.

누가 베스파 디자인에다가 어울리는 지붕 좀 달아줘요~~~ 나 살게.

Published by Hisun on 25 Sep 2008

학교 첫날

첫 학기 첫날인 오늘, 홍역 예방 접종을 한번 더 맞지 않으면 등록을 안시켜준다기에 학교 의무실이 열어 있는 동안 오느라고 일찍 와서, 지금은 엠비에이 라운지에 앉아서 일찍 저녁을 먹는 중이다.

저녁 6시에 수업시작, 9시반 되어서 끝난다. 회사에서 학교까지는 길 안 막힐때 버스를 한번 갈아타면 딱 1시간 정도. 밤중에 학교에서 집 앞까지 바로 가는 버스는 한 25분 정도 걸린다. 버스 하나만큼은 정말 괜찮은 시애틀이다.

근데 복병은 딴 데 있어서, 하드커버에 두텁한 전공책을 두권, 노트북과 배터리까지 넣은 가방이 너무 무겁다는 점이다. 지금은 전혀 생각이 없지만, 차를 사게 된다면 아마 가방이 너무 무거워서 그런 것일테다. 흑흑. 요전에 고속도로에서 베스파에 덮개 씌워서 비 안맞도록 한 차도 아니고 스쿠터도 아닌 알쏭달쏭한 귀여운 걸 보았는데, 딱 나의 필요에 들어맞는다.

학교 첫날, 학부형같이 굴고 있는 곰돌이 점심 저녁 도시락을 싸줬다. 아침에 일어나서 달그락달그락 하더니 뭔가 잔뜩 든 쇼핑백을 내밀길래 그냥 받아와서 점심때 열어봤더니, 안에 반으로 잘린 샌드위치 (점심때 반, 저녁에 반) 한개, 사과, 복숭아, 바나나, 래핑 카우 치즈 2조각, 건포도, 포도 한봉지, 시리얼 적게 덜어 한봉지, 애플소스 한개 이렇게 들어있다. ㅋㅋㅋ 언제까지 도시락을 잘 싸주실련지 ㅋㅋㅋ.

이제 책을 좀 읽다가 수업 들어가야지. 에헴.

Published by Hisun on 21 Sep 2008

휴가 동안 읽었던 책들

요번 휴가 동안에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었다. 일단 한국가기 전부터 알라딘에다 책 주문을 잔뜩 넣었는데, 주문을 둘로 나누어서 휴가동안 읽을 책은 부산 부모님 댁으로 보내고, 미국에 들고올 책들은 서울의 호텔로 보내서 미국 돌아오기 직전에 픽업했다. 게다가 서울에 친구들을 만나러 갔더니 멋쟁이 윰이 좋은 책을 세권이나 들고 나와서 넘겨주었다. 이것들을 다 읽고도 푸켓에서 몬순 시즌을 만나서 방에 박혀 있느라 시간이 남아서, 라이언이 챙겨온 탐정소설 페이퍼백도 하나 뗐다. 오랫만에 한국책들을 잔뜩 쥐고서 와구와구 게걸스럽게 읽어댔는데, 드물게도 한국책을 몇권이나 동시에 읽는 사치도 부렸다. 메모해 놓는 식으로 뭐뭐 읽었는지 적어나 보자.

  •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 한국형 칙릿이라는데, 역시 한국의 현실은 칙칙했다. –_-;; 정이현씨의 깔끔한 문장은 맘에 드는 편이었으나, 마이소주닷컴에서 첫 한두편 본 드라마가 너무 인상에 남아서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 주인공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별로. 부산에 도착한 날 밤에 잠 안와서 새벽에 두시간쯤만에 다 읽어버렸다.
  • 만사형통 / 중국 현대작가 모음집 - 16편인지 중국 현대작가들의 대표작들이 실려있었는데, 판샹리라는 작가의 <맹물야채탕>이라는 단편이 재미있었다. 이 작가 중국의 무라카미 하루키라 할 만 한데, 웃기게도 이 소설 안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우스갯거리로 만든다. 이 사람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태국에 있는 동안 찔끔찔끔 읽다가 방콕에서 다 읽어버렸다.
  • 생활명품 / 윤광준 – 사진작가에 털털한 생활인 멋쟁이인 윤광준씨가 쓴 애장품들에 대한 에세이. 가볍게 읽을만한 에세이집이었고, 나랑 관심분야가 많이 달라서 지름신을 부채질 하는 것은 많이 없었으나, take-away는 “좋은 물건과 관심사에 투자를 좀 해서 생활 속에서 작은 즐거움들을 많이 만들자”라는 거였다. 작가가 손꼽은 자신의 생활명품 중에서 나도 사고 싶은 것들은: 

거영 전기방석: 겨울에 시애틀 추울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려면 똥꼬가 뜻뜻하면 좋겠다.

비알레티 에소프레소 포트: 집에서 에소프레소를 내려 먹어보고 싶어졌지만, 이건 이 길로 한번 빠져들면 줄줄이 사야할 것들이 장난 아닐 거 같아서 잠시 보류중.

교세라 세라믹 칼 : 전부터 침흘리던 것. 금속제 칼보다 훨씬 잘들고 날이 무뎌지지 않는다 함

IC! Berlin 안경테: 담에 독일 가면 이 집 안경테를 잔뜩 사다놔야지.

Ortlieb 색: 아프리카 갈때 들고갈 방수 가방.

The Ben 콘센트 타이머 (혹은 박수쳐서 불끄는 Clap-on)

HEIS 앵클 웨이트: 그냥 차고 걸어다니면 운동이 되는 앵클 웨이트.

쓰리세븐 손톱깎기: 아시나요 한국 손톱깎기가 세계 최고라는 걸?

Cozy Down: 제대로 된 오리털 이불 정말 필요하다.

 

  • 문명의 우울 / 히라노 게이치로 - [일식]과 [달]로 20세에 혜성처럼 등단했던 젊은 작가의 최근 에세이집이 궁금해서 읽었는데, 역시 신문 연재용 에세이 모음집이라서인지 얄팍했다.
  • 아이콘 오브 타일랜드 / 요술왕자 – 웹에서 태국정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일년에도 몇번씩이나 태국을 다니는 것 같은 요술왕자 님이 태국의 문화에 대한 토픽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태국에 가서 읽고 보고 다니는 것이 실시간이 되면서 재미있었다.
  • 동물원에 가기 / 알랭 드 보통 – 내가 싫어하는 얇은 하드커버 장정이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알랭 드 보통님의 에세이집이라서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알랭 드 보통이 직접 낸 에세이집인지, 아니면 출판사가 모아 엮은 에세이집인 것인지 이미 여기저기에서 읽은 꼭지들이 몇몇 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알랭 드 보통 님의 글은 다시 읽어도 그 촌철살인적 통찰력에 빠져들게 된다.
  • 불안 / 알랭 드 보통 - [동물원에 가기]가 가벼운 (그렇지만 사유는 심오한) 에세이였다면, [불안]은 왜 현대인이 자신의 지위와 위치에 대해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가의 이유를 챕터를 나누어 사유하고, 책 후반부에서는 어떻게 그 불안을 이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또한 고금의 서양 문학, 신학, 회화와 예술을 넘나들면서 막힘없이 써내려 간다. 난 가끔 궁금하다. 누가 알랭 드 보통의 머리에 동양철학과 동양예술에 대한 지식도 주입하면 도대체 어떤 책들과 문장들이 나올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벌렁벌렁한다. 여행 내내 일용할 양식이었던 영양가 만점의 책.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 여행할 자유 / 김연수 – 고백하자면, 이 책이 들고 간 중에서 아직 다 읽지 못한 유일한 책이다. 김연수의 문장들은 수려하지만, 왠지 여행중에 남의 여행 에세이 – 그것도 나랑 상당히 다른 여행지들을 아우르는 - 를 읽는 것이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은 내 책장에서 좀 쉬다가 몇달뒤 내 역마살이 돌아오면 다시 읽혀지리라.
  • Lion’s Game / Nelson DeMille – 곰돌과 나의 독서취향에는 공통분모가 참 없는 편인데, 넬슨 드밀의 스릴러 소설들은 둘 다 참 좋아한다. 넬슨 드밀은 전직 NYPD 출신의 다혈질 형사 존 코리와 그의 와이프이자 팀 동료인 FBI 수사관 케이트 메이필드가 각종 사건들을 통해 국제테러리스트 조직들과 두뇌싸움을 벌이는 작품들을 써내고 있다. 곰돌과 나는 그동안 이 두 주인공이 나오는 시리즈 중에서 [Plum Island], [Night Fall], [Wild Fire]를 읽었는데, [라이온즈 게임]을 읽어서 이제 두 주인공이 나오는 소설은 다 읽은 셈이다. 푸켓에서 이 책에 푸욱 빠져 있느라고 비가 매일 오는 날씨도 상관이 없었다. 수영장 덱체어에서 읽기 좋은 소설. 넬스 드밀 아저씨는 톰 클랜시 류의 다른 하드코어 군사 스릴러도 많이 쓴 거 같은데, 나는 그쪽은 관심 별로 없고, 빨리 존 코리네가 나오는 다음편 [The Gate House]가 발간되길 기다리는 중.

Published by Hisun on 21 Sep 2008

학교 시작하기 전 마지막 주말 + reading assignment

금요일날, 회사에서 한 오후 2시쯤 빠져나와서 UW 캠퍼스에 학생카드를 만들러 갔다. 주중의 office hour밖에 안한다고 해서 프로덕 런칭하고 좀 한가한 틈을 타서 빠져나온 것. UW = University of Washington. 워싱턴 주립대학인데, 캠퍼스는 시애틀 이외에도 타코마와 바델에 있지만 시애틀 캠퍼스가 가장 크고 랭킹도 좋다. 나는 여기서 앞으로 3년 동안 저녁반 MBA를 듣기로 했다. 시애틀 캠퍼스는 주립대스럽게 꽤 커서, 이 동네 자체가 University District로 불릴 정도로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서 비가 올듯말듯 꾸림한 날씨 속에 캠퍼스로 걸어가는데, 그 날 이 동네 걸어다니던 모든 UW과 관련된 사람들이 다 다음주 개강을 앞둔 사람들인 거였다. 신입생은 기숙사에 부모님 대동하고 와서 짐을 옮기고 있고, 새로 사귄 친구들이랑 나가서 밥을 먹고 같이 쏘다니고, 재학생은 새 학기 준비 하고 여름학기동안 떠나있던 캠퍼스를 다시 돌아다니고… 왜 한국 대학의 캠퍼스 들에서 3월초에 찾을 수 있는 그 들뜬 공기, 공기 속에 달콤함이 떠다니는 것 같은 그거 있자나, 그 느낌이 나서 난 내가 대학 신입생이었던 14년 전을 생각하면서 왠지 조금 쌉쌀해졌다. 여긴 9월이고 막 가을이 시작되려는 찰나인데도, 한국의 3월과 그 점에서 아주 비슷한 느낌이 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상기된 얼굴로 삼삼오오 모여 있는 대학생 아가들이 이쁘게 보이기도 하고…

지난 주 내내 프로덕 쉬핑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음주 목요일 첫 수업까지 읽어오라는 분량들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도 못했었는데, 학교 근처 간 김에 교과서도 사고 교과서 이외에 읽어오라는 material도 손에 넣었더니, 이게 이게 장난이 아닌 것이다. 정신이 바짝 들어서 토요일은 맥주 페스티발을 가려던 계획도 전면취소하고 오후내내 카페 비타 2층에 앉아서 머리를 싸매고 Accounting 교과서를 공부했다. 내일 일요일도 비슷한 스케쥴이 될 듯.

첫 쿼터에 듣는 과목은 두 개, Accounting이랑 Microeconomics (Price Theory)인데, 워크샵 형식의 비지니스 커뮤니케이션 수업도 쿼터에 몇번 만나야 하는 세션이 있다. Accounting이 단연 뭐 하라는 것이 제일 많은데, 첫 수업까지 이미 해오라는 숙제도 있고, 교과서 챕터 2개를 읽어오라질 않나, 교과서 이외에도 읽으라는 패키지가 있어서 따로 사서 읽어야 하고, 셀프 스터디 문제도 따로 풀어야 한다. 게다가 첫 수업 전에 어카운팅 개론 책을 한권 다 떼고 오라고 해서, 주중에 그거 읽느라고 똥줄 빠지게 생겼다.

다행히 오늘 오후에 4시간을 들여서 읽고 공부한 첫번째 챕터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내용 이해도 했고. 그렇지만 Accounting의 이러저러한 디테일은 하도 어렵고 힘들다고 MBA를 먼저 딴 유세를 하시는 라이언이 누누이 말해놔서 걱정이 된다.

저녁에는 Microeconomics 교과서를 읽고 있는데, 이건 Freakonomics 같이 재미난 토픽이 많을 것 같다. 아직 읽지 않았지만 이번 주 읽어가야하는 챕터를 보면 토픽들이 톡톡 튄다:

“Why gays smoke so much?”

“Sell me a story: two skyscrapers, built in the same block. One’s much taller. Why?”

“If eBay ran the election: who would buy the votes and what would they pay?”

“Why men pay to stay married”

지금 상황으로 볼 때는 한주당 reading assignment에만 한 8-10시간 정도 들게 생겼다. 이제부터 크리스마스때까지 죽었다 싶다. 금요일 저녁에 여자친구들이랑 타파스 집에서 만나서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수다를 한참 떨었는데, 그것도 이제 한동안 못하겠구나. 흑흑.

Published by Hisun on 18 Sep 2008

Company Meeting – I want to believe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년에 한번씩 시애틀 근교에 있는 4만 정직원들을 시애틀 마리너즈의 구장인 세이프코 필드에 불러모아서 컴퍼니 미팅을 연다. 물론 세계 곳곳에 있는 지사들로 실시간 중계도 해주고. 지난 1년간 어떤 변화를 만들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비젼에 대해서 직원들의 사기를 충천하기 위한 미팅이니, 매년 같은 시기에 꾸준히 실행하고 더군다나 열심히 준비하고 데모를 크게 하고 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문화에 깊이 녹아있는 참 본받을 만한 일이다.

매년 비슷한 시기 9월 중순에 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징크스가 있어서 매년 컴퍼니 미팅 하는 날은 날씨가 춥고 흐리다. 올해도 어제까지만 해도 햇볕이 쨍쨍하고 낮에는 덥기까지 하다가도 오늘은 비가 올동말동 하고 행사장에 앉아있자니 이가 딱딱 맞부딪혀졌다. 매년 다니는 오래된 직원들은 파카에 담요까지 준비해 온다. 행사측에서도 따뜻한 커피를 계속 제공하는 것은 기본.

세이프코 필드에 배지 검사 하고 들어가면, 바로 도시락을 챙겨준다. 올해는 터키, 로스트비프, 베간 이렇게 세 종류의 런치 박스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 샌드위치만이 아니라 물이나 샐러드, 감자칩이랑 디저트까지 들어있다. 또 런치 박스에 들어있는 것은 행사 안내장 같은 종이쪽들인데, 작년 컴퍼니 미팅에서 사람들이 하도 행사 안내장으로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 행사 내내 날려대어서인지, 올해는 아예 행사 안내장 뒤편에 종이 비행기를 접도록 접는선을 인쇄해왔다.

한국같았으면 회사 전체 미팅에서, 그것도 부사장님들이나 회장님이 말씀하시는데 종이 비행기를 날릴 엄두도 못내겠거니와, 그렇게 날려대면 짜증을 내거나 못하게 하거나 했을 듯 한데, 아예 “그래 한번 날려봐라” 하고 종이 비행기 접는선을 프린트 해놓고 행사 중에 관중을 다 일어나게 해서 “아직 종이 비행기 안날렸으면 지금 빨랑 다함께 날리자. 세이프코 필드에서 허가도 맡아놨어.” 이러는 거 유쾌하다. 한 5분간 사방에서 날리던 3만개의 오렌지색 종이비행기 멋졌다.

일선에서 물러나고 첫해인 올해 빌G가 올것인지 안올것인지 사람들이 말이 많았는데, 빌G는 사진 스탠드업 보드로만 나타났다. 대신 스티브 발머가 평소보다도 더 에너제틱하게 완전 무대 퍼포먼스를 했는데, 감기로 목이 잔뜩 쉰 가운데도 지나가던 기차 기적소리를 뚫고 쩌렁쩌렁하게 연설을 할 수 있는 것도 CEO의 능력인 거 같다.

그런데 이렇게 퍼포먼스 하는 이그제큐티브들이 나와서 카리스마 있게 청중을 휘어잡고 신나게 새 제품들을 소개하면, 양같이 착한 직원들은 “교쥬님 만세, 마이크로소프트 만세! 우리회사 쵝오!” 이렇게 모랄 부스트업이 착 되고 (라고 쓰고 세뇌라고 읽는다) “이런 멋진 회사에 다니다니 난 너무 행운” 이렇게도 되는 거 같은데, 나같은 염소 직원들은 뒷줄에 서서 “아저씨 오늘 쩜 쎄게 오바 하네”라든가 “데이타도 지 유리한 것만 뽑았네” 혹은 “어조에 미묘한 차이를 보니 내년엔 저 팀에 뭔가 일어날 거 같군” 같은 뻘 생각들을 하는 거다.

스티브 발머도 나와서 믿음과 커밋먼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일장연설을 하셨는데, 나도 믿고 싶다. 척 믿고 100%의 양이 될 수 없어서 나도 힘들다. Baaaaa……I want to believe! 불현듯 엑스파일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

Published by Hisun on 17 Sep 2008

두번째 제품 출시 - I love shipping

마소에서 PM이 되고 나서 하는 두번째의 제품 출시. 작년에는 home.live.com을 내놓았고, 오늘은 download.live.com이 상용화 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경험이 쌓여서 훨씬 쉽게 쉬핑한 거 같은데, 1년에 한개씩이라니 나쁘지 않다.

마소에서 PM으로 일하면 이 하나하나의 제품출시가 무척 퍼스날 하다. 디자이너로 일할때야 디자인 일을 해주고 넘겨준지 한참 지나 풍문에 쉬핑 했다더라 하거나 쉬핑 소식을 이메일 등을 통해 전해 듣거나 하는데, PM은 출시 직전까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을 지휘해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서버가 일반에게 노출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PM이 “자 이제 켜봐” 하는 사인을 보내서 출시 하는 거니까, 훨씬 더 near & dear, up-close & personal… 제품이 완전 내가 품어서 내놓은 “내 새끼”가 되는 것이다.

출시 직전에는 항상 5%쯤 모자란 것처럼 찜찜하고 내가 뭔가 중요한 걸 까먹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일단 스위치가 켜지고 서버가 일반에 공개되면 이렇게 자랑스럽고 뿌듯할 수가 없다. 출시 직전에 항상 이런 저런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견되는데 그것들을 해결하려고 이리뛰고 저리뛰는 것도 맨날 불평하긴 하지만 그 아드레날린 작용도 중독이 되어 제품 출시에 맛을 들이면 다른 자리로 옮기기 힘들어진단다.

오늘 정오에 RTW (Release-to-web)하고 3시에는 우리팀 아그들을 몰아서 Happy Hour에 가서 술마시고 멕시칸 안주들을 잔뜩 집어먹고 왔다. 겨우 상그리아 두잔에 머리가 깨질것처럼 아픈 걸 보면 나도 늙긴 늙었나 보다.

어쨌건 download.live.com이 내 새끼이니, 가서 구경 좀 하셈. 한국어 버젼은 좀 후지지만. 새 버젼 메신저 짱 이쁘고, 윈도즈 라이브 메일 편하고, 윈도즈 라이브 라이터도 블로깅에 편하니, 다운 받아서 까세용.

Published by Hisun on 16 Sep 2008

Heartburn과 솜땀타이

 

여전히 시차 때문에 새벽 1시에 일어나서 못자고 있다가 배가 고파서 해놓은 팥밥에 엊저녁에 먹고 남긴 낙지볶음을 먹었다. 먹고나니 밤중에 속쓰릴까봐 고민이 되네.

난 매운 거 잘 먹는 편인데도, 가끔씩 진짜 매운 멕시칸 고추 시라노나 타이 고추 등에 잘못걸려서 고생한다. 요번에 태국에서 맛난 걸 많이도 먹었지만, 먹은 것 중에 제일 사랑해줬던 것은 솜땀이라는 이름의 샐러드였다. 어린 파파야를 채썰어서 말린 새우랑 생선젓갈을 넣고 고추 썰어넣고 새콤매콤하게 만든 녀석인데, 무채랑 비슷하게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도 좋고 찰밥이랑 같이 먹는 것도 좋아서 몇번이나 시켜 먹었다.

푸켓에서 방콕으로 돌아오던날 저녁 식사를 공항 라운지에서 하면서 마침 메뉴에 솜땀이 있길래 (많은 레스토랑들이 너무 싼 메뉴인 솜땀을 찾으면 길가 리어카를 가르켜준다) 옳다구나 하고 시켜 먹었는데, 이게 너무 매웠던 건지 저녁에 자려고 누워서부터 복통에 시달렸다. 방콕 공항 노보텔의 멋지구리한 객실에서 구질하게도 Heartburn이 이런 거였지 싶게 오랫만에 찾아온 그 진득한 고통. 배가 살살 아파서 밤새 뒤척이다가 좀 잠이 들만 하면 다시 도로 살살 아파서 결국은 끄응 거리면서 뒤채게 하는 그 배앓이. 나는 밤새 식은땀 흘리면서 아픈데 쿨쿨 잘 자는 곰돌이가 미워서 발로 걷어차줬지만 차였는지도 모르고 자는 곰돌… -_-;;;

그래도 솜땀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이네… 시애틀엔 파는데 없겠지?

Published by Hisun on 15 Sep 2008

돌아와서

지난 목요일에 돌아왔는데,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는 MBA 시작하는 거 오리엔테이션이었다. 밤낮이 완전히 뒤바뀐듯 토요일 새벽 1시에 일어나서 새벽 6시까지 못자고 왔다갔다 하다가 아침 8시반까지 오리엔테이션을 가는 바람에 잠자는 스케쥴이 완전 망가졌다. 겨우 일요일에 좀 한숨을 돌리고 집도 치워야지 했는데, 왠걸, 시차가 제대로 들러붙어서 일요일 하루동안 집에서 한번도 안나가고 18시간 정도를 잤다. 그러고도 피로가 안풀리네…

태국에서 열라 안 가리고 잘 먹고 내내 자고 해서 좀 많이 부어서 돌아왔는데, 그래도 집에 온 이후로 도로 로팻 다이어트로 돌아갔더니 붓기는 좀 빠졌다. 체중 상으로는 2파운드 정도밖에 안 늘어 있는데, 대신 근육이 많이 빠지고 지방으로 대체한듯 뱃살이 두툼해졌다. 리조트 호텔의 아침 부페는 정말 다이어트의 적이다. ㅠ_ㅠ 이번 주에 좀 더 많이 빼야지…

오늘 아침에 보니 올해 보너스가 통장에 들어와 있다. 근데 세금떼고 이거저거 다 떼고 나니까 진짜로 받은 것은 보너스 액면액의 겨우 45% 될까 말까 한다. 리먼 브라더즈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소식으로 시장이 쭉쭉 빠지는 가운데 나는 buying spree가 들어서 limit order를 몇개 걸어놨다. 근데 사고 싶은 주들은 원하는 만큼 안빠지는 거 같다.

다음주부터 학교 시작한다. 오리엔테이션 가서 겁을 잔뜩 먹고 왔는데, 교과서 주문만 했을뿐, 아직 뭐 공부를 한다거나 이런 거 없고…. 아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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