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by Hisun on 25 Oct 2008
강아지
곰돌이가 하도 애완동물 하나 키우자고 노래노래를 불러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마!”라고 단호하게 잘라놓고도 가끔 생각을 해 본 것이 몇달 째 된다. 고양이가 딱 좋겠구만 곰돌이 고양이 알러지가 있어서 고양이가 있는 집에 가서 두어시간만 앉아있어도 재채기 콧물 충혈에 장난이 아니라서, 그나마 키울만한 것은 강아지.
난 어릴때부터 집에서 애완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어서 강아지가 한마리 있으면 뭔가 생명을 ‘기르는’ 경험(?)의 스타트로 좋겠다 싶다가도, 집도 코딱만하고 치우고 챙길 시간도 없는데 어떻게 강아지를 키운단 말인가 하고 생각하고, 그러다가는 아니 학교 일로도 바빠 죽겠고 곰돌이 어질러 놓은 거 치우는데도 힘든데 강아지까지 치우란 말인가 싶어서 화가 나다가도 언젠간 애도 키울지도 모르는데 강아지 한 마리 못키우겠나 싶고. 그러다가도 또 작년에 사놓은 포터리반의 체스트나 소파 따위를 강아지가 다 물어 뜯어 놓을 걸 생각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이렇게 생각이 왔다갔다 바뀌기를 몇백번 한 끝에, 그래도 요새 내가 하도 집에 없어서 티비 앞에만 붙어 있는 곰돌이 그래도 강아지가 있으면 강아지 산책이라도 시키겠지 싶어서, 곰돌에게 연말까지 강아지 키우는 법에 대한 책을 독파하고, 강아지 밑으로 드는 비용을 산출하고, 우리 둘이서 어떻게 강아지에 대한 책임을 나눌 것인가 (누가 똥누이러 데리고 갈 것인가 등등) 기획안을 제시하라고 해놨다. 곰돌은 신나서 책 사러 가고…
아직도 강아지를 키우는 데에 전혀 확신 안 드는 가운데, 그래도 만약 강아지를 키우게 되면이라는 가정 하에 몇가지 원칙은 세웠다.
1. 애견센터 같은 데서 강아지를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Rescue shelter에서 데려다 키우려고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번째는 강아지를 상업용으로 교배해서 판매하는 산업에 힘을 실어주기 싫어서이다. 라이언네 회사 근처에 펫 샵이 있는데 지나가다가 보면 박스에 코딱만한 강아지들을 잔뜩 담아서 납품을 한다고 한다. It’s sort of sick. 두번째는 쉘터의 버려진 강아지들이 쉘터 자리가 모자라서 매년 안락사를 당하고 있는데, 새 강아지를 “사오는” 일이 윤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되어서이다. 멀쩡한 걸 버리고 새로운 공산품을 사는 것도 맘에 찔리는 마당에, 공산품도 아닌 생명을 두고서야…. 쉘터의 버려진 애완동물들이 사실 자신에게 흠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주인에게 흠이 있어서 버려지고 있다는 말에 공감하고, 순종 강아지를 찾는 것 같은 건 생각도 하기 싫다.
2. 완전한 commitment 없이는 강아지를 입양하지 않는다. 강아지도 한번 입양했으면 가족으로 삼아서 주욱 데리고 살아야 하는 것일텐데, 왠만한 commitment로는 힘들 거 같다. 그리고 쉘터에서도 여러번 와보고 강아지랑 놀아보고 하면서 자기네 가족의 성격에 맞는 강아지를 노력을 들여 찾아 입양하는 것을 권하더라. 심지어 어떤 쉘터 프로그램은 그 가족에 이미 있는 다른 강아지나 고양이나 다른 애완동물과 입양하려는 강아지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전에 내 친구 벤이 자기 고양이가 두 마리인데 여자친구 오키시랑 같이 집을 합치게 되면서 오키시의 고양이까지 합하면 세 마리가 되어서 아무래도 제일 사교성이 덜한 고양이 한 마리는 쉘터에 도로 데려다 주어야 겠다고 하는 걸 듣고 난 굉장히 뜨악했었다. 애완동물을 들였으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같이 해 주어야 하는 commitment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집에 애가 둘 있는데 여친이 애를 하나 더 데리고 왔다고 해서 애를 고아원에 갖다 주지는 않을 거 아닌가. (나도 이거 과장이라는 거 안다.)
3. 개는 개답게… 강아지에게 옷을 사다입힌다거나 비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다 준다거나 하는 건 지양하려고 한다. 오가닉 개 먹이 이런 건 사실 돈도 없으니 하고 싶어도 못하겠고 (나도 못 먹는 것을…). 개 용품도 꼭 필요한 최소한만 갖추고, 대신 밖에 자주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기가 나을 거 같다.
@적다보니 2번과 3번은 아이를 위한 원칙으로도 치환이 되겠구나. 우린 나 학교 마치기 전까지는 아이는 생각도 안해볼 예정 ㅋㅋ -_-;;;
@개먹이는 요새 배우는 마이크로이코노믹스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지출이 낮아졌다가 어느 순간 다시 지출이 높아지는 “curved inferior goods”의 예로 드는데 소득이 아주 낮은 층에서는 개먹이를 사람이 먹는 걸로 쓰다가 소득이 조금 높아지면서 개먹이 깡통은 안먹게 되고, 소득이 아주 높아지면 애완용 개를 키워서 다시 지출이 증가한다는 거다.
@ Info needed
- Vet office around + their charges
- Pet licenses to get
- All big expenses for a dog to live in a city condo (i.e. crater, collar + extendable leash, et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