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by Hisun on 31 Jan 2009
Rick Steve’s seminar on Iran
이번 학기에 듣는 과목 중에 Global Business Forum이라고 일주일에 한시간씩 외부에서 사람을 초청해서 강연하는 걸 듣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번 학기 주제는 아프리카와 중동. 이제까지 전 유엔 주재 대사, 두바이에서 미국기업의 진출을 돕는 컨설팅 회사 대표, 아프리카에서 마이크로파이낸싱을 하는 비영리 단체의 매니저, 두바이와 아부다비에 대규모 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건축사의 대표 등이 와서 강연을 했다.
보통은 화요일 저녁 5시에 하는 이 강연이 이번 학기 중에 단 한번 다른 시간에 하도록 특별강의가 있었는데, 여행 저술가이고 저명한 가이드인 릭 스티브를 모셔다가 좀 규모있게 강연을 하는 것이 이번주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것이다. 릭 스티브씨는 유럽 여행 가이드로 유명해서 가이드 책을 여러권 내고, 티비와 라디오에서 유럽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다큐멘터리들을 찍고, 자기 이름으로 운영하는 투어프로그램 여행사도 가지고 있다. 시애틀 근교에 살고 있고, 와중에 UW 졸업생이기도 하다. 곰돌도 덴마크에 출장 갈때 가끔씩 이 아저씨와 같은 비행기를 타곤 한다고 했다. (시애틀에서 코펜하겐으로 바로가는 비행기는 하루에 하나) 여행 말고 유명한 것은 마리화나의 합법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는 activist라는 것.
본래 유럽 전문이신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이란을 꼭지로 잡아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찍어서, 한 2주전에 PBS에서 방영하는 걸 잠시 보기도 했고, 이번 강연도 이란에 대한 것이었다. 아저씨 홈페이지를 보니 우리 학교만도 아니고 여기저기 학교들을 돌아다니면서 이란에 대한 강연을 하고 계시는 중이었다.
금요일 저녁 스케쥴 (5시반-8시)인데다가 내가 행사 자원봉사도 지원했고 해서, 여분의 표를 얻어서 곰돌도 초대를 했다. 주중에는 나와 같이 보내는 깨어있는 시간이 겨우 1시간이 될까말까 한 곰돌은 게다가 강의가 끝나면 학교 앞의 좋아하는 Chipotle에서 밥사준다니까 일주일 내내 고대하고 있고..ㅋㅋ
강의는 내가 PBS에서 본 그 여행 다큐멘터리로 시작을 했다. 테헤란에서 시작해서 이란의 남쪽을 돌고 이스파한과 페르세폴리스에서 끝나는 footage에서 릭 스티브 아저씨와 그의 카메라 팀은 세계 어디와나 다를 바가 없이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란의 모습을 그려낸다. 다큐멘터리에서의 이란은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도 아니고, 석유를 둘러싼 서양의 이권 때문에 흔들리다가 쇄국정책을 쓰게된 벽창호도 아니고, 호메이니의 망령이 여자들을 억압하는 억울한 동네도 아니고, 이란 대통령인 아흐마네자드가 미국에 복수를 다짐하는 호전적인 나라도 아니었다. 교통체증에 길이 막히면 딱히 누구에게랄것도 없이 화를 내다가 외국인이 옆차에 있으면 우리 나라 차 막혀서 미안하다고 들고가던 꽃다발을 주고, 해질무렵 가족들이랑 강가에 나가서 바람을 쐬고, 자기 아이들이 서양의 발랑까진 아이들처럼 자랄까봐 걱정하고, 멋모르고 사프란을 먹고 혀가 새빨갛게 변색한 외국인을 보고 웃는 순박한 사람들이 카메라에 잡혔다. 머리가리개로 머리털이 한올도 안보이게 꼭꼭 가리도록 되어 있는 여자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얼른, 멋들어지게 풀어서 살짝 감질나게 보여주던 앞머리 모양을 숨기고, 길가에 앉아 말린 과일을 파는 할머니들은 머리 노란 미국인이 신기해서 이빨빠진 입으로 호호 웃었다.
릭 스티브의 이란 이야기 홈페이지는 여기 http://www.ricksteves.com/iran/
이어진 강연과 촬영 뒷이야기에서 릭 스티브 아저씨는 이란 다큐멘터리를 찍은 이유를 “to humanify Iran”이라고 한다. 악의 축이니 어쩌니 하면서 긴장만 높아져왔던 이란인데, 남의 나라를 폭격하려면 누구네가 사는지나 알고 폭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농담도 곁들여서… 서로를 모르는 데서 오는 냉전주의식 fear는 양국간에 사람들이 서로 오가서 “어 그 나라 사람들도 다 도깨비는 아니네”라는 식의 서로간 민간교류가 활발해지면 극복할 수 있다는 citizen diplomacy를 믿는다고 하는 릭 스티브 아저씨, 여행 전문가 / 여행 사업가로서 자격 있었다.
요번에 그 다큐멘터를 보다가 낚인 것은 이란의 이스파한이라는 도시. 테헤란은 멕시코 시티처럼 정신없는 제3국의 수도였지만, 페르시아의 깊은 역사를 담은 아름다운 이슬람 사원들의 도시 이스파한은 정말 넓고 잔잔한 연못에 비친 한여름밤의 꿈 같은 풍경이었다. 섬세하고 고운 세공과 패턴의 뾰족한 도움 지붕 사원들 위로 옅은 파란색의 밤이 깃들면 새하얗게 창백한 초승달이 떠올랐다. 세계사에서 배웠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인 조로아스터교의 성지나, 웅장한 폐허가 남아있는 페르세폴리스도 가보고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이스파한에 완전 낚여서 “꼭 가보고 싶은 도시” 목록에 올려두었다. 이 아름다운 도시의 사진들은 http://www.dejkam.com/iran/isfahan/
@그리고, 금요일까지 학교를 가야하다니 하고서 꽤나 툴툴 대었는데, 곰돌 대동하고서 강연 가서 꽤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학교의 큰 강당에서 우리 클래스 말고도 유니버시티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으러 와서, 뭐랄까 나도 “문/화/생/활”이란 걸 한다는 느낌이었달까. 담에도 바쁜 와중에도 학교에서 하는 재미있는 강좌 같은 것이 있으면 들으러 가야지.
@@ 이번주엔 1주일에 6일을 학교를 가고 있다. 나…. 풀타임 학생이었나 갸웃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