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by Hisun on 23 Feb 2009
Husky Card에 100불 넣으면서 느낀 거
요새 MBA로 UW 다니는데, UW의 마스코트가 시베리안 허스키다. 학교 안에서 주차 미터기, 자판기나 프린터기, 매점 등등을 현금없이 이용하도록 해주는 ID 겸용의 카드는 허스키 카드. 오늘 학교에 갔다가 자판기에 넣을 동전도 없고 그래서 그동안 생각만 하던 걸 전격적으로 웹사이트 찾아내서 신용카드에서 100불이 허스키 카드로 들어가도록 해두었다. 앞으로 2년반은 더 다닐 거 같은데, 딴 것 보다도 수업시간 임박했을때 MBA 라운지의 프린터기로 숙제 프린트 하는 것이 편할 거 같아서…
근데 카드에 100불 쑴풍 넣고 나서 참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 피츠버그에서 첫번째 석사 다닐때 학비는 비싸고 stipend도 안나오는 사립학교 아트 스쿨을 다니느라 지지리도 궁하게 살았다. 그땐 정말이지 쵸코파이도 한 박스 사서 먹은 적이 없고 한국 그로서리 갈 때마다 한개씩 두개씩 낱개로 사서 먹었다. 돈 아까워서. 나 좀 편해보자고 100불이나 되는 큰 돈을 쑴풍, 학교 외에서는 별로 호환도 안되는 카드에다가 prepay 해서 묶어두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난 지금도 prepaid 같은 거 기업 돈 벌어주는 불평등한 딜이라고 믿는다. 회사 식당에서 쓸 수 있는 크레딧도 그때그때 넣어서 써버리고…) 그 때 학교 같이 다니던 친구는 자기 아버지가 하신 “돈으로 해결 되는 것이 실은 제일 싸게 해결되는 것일 수 있다”라는 말씀을 소개해 주었는데, 그땐 정말 먼 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았다. 그러던 내가 대학원 졸업 하고 돈 벌기 시작한지 이제 7년째, 그동안 슬금슬금 돈 쓰는 것이 덜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니 (그나마 요새는 시카고 때보다 덜 쓴다), 요번 일처럼 “편하자고” 덥썩덥썩 지르는 일이 종종 생긴다. 일테면 한국 가게에서 쌍화탕을 아예 한 박스를 사다놓고 한 겨울을 난다던가 그런 거… 물론 가전제품을 사거나 하는 것보단 꽤나 소심한 “지름”이긴 한데, 생활의 원칙이 변하는 거 같아서 가끔 자각할 때마다 위기감이 더 느껴진다.
지난 학기에 들은 Microeconomics에 따르면 이건 다 opportunity cost of time 에 따른 거다. 내가 풀타임 대학원생일 때는 나의 시간이라는 것은 사실 별 가치가 없었다. 근데 요새처럼 4시간씩 자고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면서 돈벌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시간을 아껴서 다른 경제 활동에 쓴다고 생각하면 (일을 더 열심히 해서 올해 보너스에 기여한다든가), 내 시간의 일분 일초가 다 비싼 게 되는 거다. 그래서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친구 아버님 말씀처럼)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것 일 수도 있는 상황이 되는 거지. 이렇게 합리화 하다가는 곧 생활을 다 outsourcing하게 될까봐 겁나지만, 그래도 다른 것들로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데, 이런 소소한 것들은 숨통을 좀 틔어놓아야겠다고 생각. 시간 없을때 나가서 사먹는 거랑, 커피집에서 일하느라 커피값 쓰는 거랑, 학교 근처에서 시간 없어서 이것저것 돈쓰는 것은 좀 느슨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