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February, 2010

Published by Hisun on 15 Feb 2010

On the Korean Air Flight

(어제 비행기 안에서 심심함에 몸부림 치면서 쓴 글)

미국에서 산 10년 간 한국 들어가면서 대한항공 직항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언제나 유나이티드나 노스웨스트보다 3-400불씩 비싸서 항상 싼 비행편으로 타왔던 것. 전엔 중국갈때 아시아나를 타고 서울까지 바로 간 적은 있다. 요번엔 델타를 통해 싼 표를 산다고 샀는데, 델타가 대한항공이랑 코드쉐어를 하고 있어서 델타 가격으로 대한항공을 타게됐다. 앞으로도 잘 써먹어야지.

기내식과 서비스에 기대가 많았는데, 여태까지는 꽤나 만족스럽다. 기내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USB 전원이 있고, 개인용 LCD에 영화를 맘대로 고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뭣부터 봐야할지 당황하고 있다. 일단 [This is it] 부터 보면서 감동했고 [Where the wild things are]도 극장에서 보려다 못 본 걸 요번에 봐줬다. 지금은 세번째 영화로 [9]을 보고 있다. 천재의 작업을 보여준 마이클 잭슨은 너무나 fragile해서 보고 있기가 아슬아슬했다.

점심으로는 비빔밥이 나와서 신나서 먹었고, 비행시간이 한 5시간 지났을 때는 갓 구운 빵을 내와서 잘 먹었다. 저녁으로는 뭘 주시려나. 10시간 20분이나 가야 한다니 [Education]도 볼 수 있겠다 싶다. 가는 동안은 말짱 깨서 호텔에 가자마자 곯아떨어지고, 시애틀 돌아오는 길에 쿨쿨 자면서 와서 바로 낮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번의 시차극복 전략이다.

10시간동안 비행기에 갖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구나. 잡지도 2권이나 읽었고, 영화도 3-4편 보고, 미뤄둔 가계부도 쓰고 말이지. 아직 반 밖에 안왔으니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마케팅 케이스나 파이낸스 케이스까지 읽어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오랫만에 갖는 do-whatever 타임이다. 서울 가는 건 10시간 반이지만, 3월에 두바이 가는 건 14시간 반인데, 지겨워서 죽지 않도록 이것저것 많이 챙겨서 타야겠다.

[Education] 대신에 [국가대표]를 찝었다. 한국 영화를 못 본지도 꽤 오래구나. 이렇게 막 버닝 했다가 돌아올 때 같은 셀렉션인데 볼 거 없으면 어떡하지? 돌아올 때 자면서 온다니깐…

(5시간 후)

[국가대표] 다 보고 [해운대]도 다 보고 심지어는 [호우시절]도 반이나 봤다. (한국 영화는 이거 세개 밖에 없었음) [호우시절] 정우성이 비행기 놓치려는데 딱 착륙해서 그 뒤는 못보고 말았다. 아쉽네. 갈때 도로 찾아봐야 하나? 해운대는 그냥 재난영화, 호우시절은 여주인공이 너무 청순가련한데 정우성은 얼굴이 커다란 아저씨가 되어서 놀랬고, 국가대표가 나름 꽤 짜릿하게 재미있었다 소재도 신선하고. 기내 영화를 5개반이나 보다니… 두바이 갈때는 몇개나 볼 수 있을 거인가.

Published by Hisun on 11 Feb 2010

피곤에 찌든 근황 + 오마하 + 한국

어쩌다 보니 벌써 2월 중순이다. 새해 들면서 해야지 하는 것도 꽤 많았는데 요새는 그냥 하루하루 아무 생각없이 쫓겨서 산다. 학교 갔다와서 10시에 집에 오면 씻고 지붕뚫고 하이킥 그날 분을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낙이고, 어깨가 딱딱할 정도로 피로가 쌓여서 언와인드를 좀 길게 해줘야 할 때는 파스타도 보고 아결녀도 가끔 본다. 뭐 여전히 미룸병자라서 온갖 것들을 다 미루었다가 막판에 불꽃같은 생산성 기록을 경신한다. 잠을 잘 못자서 몸이 좀 무거워졌다. 이번주는 곰돌이 매해 가는 스키여행을 가서 일라이랑 둘만 있다. 동네 사는 친구가 저녁에 잠깐 들러서 일라이 산책 시켜주고 나는 밤에 돌아와서 종일 혼자 놀아 삐진 일라이에게 열심히 아부와 봉사를…

남편과 개는 1년 정도 예정으로 샌디에고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한동안 롱디를 해야할 예정. 비행기삯에 두집 살림으로 돈을 많이 부어넣게 생겼다. 그래도 한달에 한번정도 ‘어쩔수 없이’ 주말 여행을 가게 되는 거 철없이 신나긴 한다. 개가 이사나가고 나면 집을 카페트 딥클리닝 맡겨서 개털을 좀 털어낼 수 있는 것도 쫌 신난다.

벌써 다음 학기 스케쥴이 나왔는데, 다음 학기도 12학점. 이렇게 듣고 나면 올해 여름 학기나 가을 학기에 3학점만 들으면졸업할 수 있게 된다. 여름에 비지니스 스쿨이 클래스를 안 열어서 다른 학교를 가서 들어야 하나 고민중이다. 오피셜 졸업 스케쥴에서 반년에서 9개월 줄인 셈이다.

지난 주에 오마하에 워렌 버핏을 만나러 다녀왔다. 버핏 할아버지는 각 학교마다의 MBA 학생들 그룹을 매년 불러서 간담회 같은 걸 해주신다. 우리가 간 날에는 우리말고도 5개 학교가 더 와 있었고, 모두 해서 200명 정도의 학생들이랑 금요일 오전에 2시간이나 경제와 비지니스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80 빌리언 짜리 비지니스인 버크셔 헤써웨이는 사옥도 없이 오래된 16층 빌딩에 세들어 있고, 워렌 버핏 할아버지는 친근하고 담백한 사람이었다. 오마하의 스테이크들은 맛있었으나, 동부 눈폭풍의 영향으로 오마하에 하루 더 갖혀 있는 것은 not so cool.

일요일날 한국간다. 요새 같아선 정말 어디 가서 조용히 한 세달만 자고 나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