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by Hisun on 24 Dec 2009 at 10:15 pm
Afternoon tea at Panama Hotel on Christmas Eve
시애틀의 인터내셔날 디스트릭트에 1910년에 지어져 세월의 풍파를 견뎌온 역사적 건물인 파나마 호텔이 있다. 최초의 일본계 미국인 건축가가 지었고, 미국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일본식 목욕탕을 가지고 있으며, 옆에는 191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스시집 마네키도 붙어있다. “Working men’s hotel”이라는 기치답게 20세기 초에 나무를 자르러 워싱턴에 도착했던 사람들이나 알래스카에 금을 캐러 가던 길인 사람들을 위한 소박하고 단촐한 호텔이지만 한 세기를 살아남았다.
오늘은 점심을 인터내셔널 디스트릭스에 딤섬을 먹으러 갔다가, 같이간 수진씨가 소개해줘서 파나마 호텔의 한적한 티룸에서 오후를 느긋하게 보냈다. 지난 세기의 세월이 엿보이는 널럴한 분위기의 티룸에는 갖은 차들이 구비 되어 있고 편안한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는데다가, 우리동네 캐피탈힐의 북적북적한 커피집이나 티플레이스들과는 다르게 사람도 없이 너무 조용한 게 아닌가. 이러다가 장사 망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만큼 내가 죽치고 앉아서 철관음차를 한 포트 다 비우는 3시간 동안 다녀간 손님들이 겨우 5팀 정도…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편안하고.
본래 있다는 와이파이가 오늘따라는 잡히지 않아서 웹질은 못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나롯이 앉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읽고 하기에 좋았던듯. 앉아서 매년 하듯이 2009년 10대 사건을 정리하고, 수첩에 끄적끄적 하고, 연말 연초에 해야할 일들을 리스트 하고, <4-hour Work Week>책을 몇 챕터 읽었다.
맘에 드는 곳이다. 집에서 좀 멀긴 하지만 자주 가서 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