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행기 안에서 심심함에 몸부림 치면서 쓴 글)

미국에서 산 10년 간 한국 들어가면서 대한항공 직항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언제나 유나이티드나 노스웨스트보다 3-400불씩 비싸서 항상 싼 비행편으로 타왔던 것. 전엔 중국갈때 아시아나를 타고 서울까지 바로 간 적은 있다. 요번엔 델타를 통해 싼 표를 산다고 샀는데, 델타가 대한항공이랑 코드쉐어를 하고 있어서 델타 가격으로 대한항공을 타게됐다. 앞으로도 잘 써먹어야지.

기내식과 서비스에 기대가 많았는데, 여태까지는 꽤나 만족스럽다. 기내 와이파이는 안되지만, USB 전원이 있고, 개인용 LCD에 영화를 맘대로 고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못 본 영화들이 많아서 뭣부터 봐야할지 당황하고 있다. 일단 [This is it] 부터 보면서 감동했고 [Where the wild things are]도 극장에서 보려다 못 본 걸 요번에 봐줬다. 지금은 세번째 영화로 [9]을 보고 있다. 천재의 작업을 보여준 마이클 잭슨은 너무나 fragile해서 보고 있기가 아슬아슬했다.

점심으로는 비빔밥이 나와서 신나서 먹었고, 비행시간이 한 5시간 지났을 때는 갓 구운 빵을 내와서 잘 먹었다. 저녁으로는 뭘 주시려나. 10시간 20분이나 가야 한다니 [Education]도 볼 수 있겠다 싶다. 가는 동안은 말짱 깨서 호텔에 가자마자 곯아떨어지고, 시애틀 돌아오는 길에 쿨쿨 자면서 와서 바로 낮 생활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번의 시차극복 전략이다.

10시간동안 비행기에 갖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구나. 잡지도 2권이나 읽었고, 영화도 3-4편 보고, 미뤄둔 가계부도 쓰고 말이지. 아직 반 밖에 안왔으니 계속 이렇게 가다가는 마케팅 케이스나 파이낸스 케이스까지 읽어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오랫만에 갖는 do-whatever 타임이다. 서울 가는 건 10시간 반이지만, 3월에 두바이 가는 건 14시간 반인데, 지겨워서 죽지 않도록 이것저것 많이 챙겨서 타야겠다.

[Education] 대신에 [국가대표]를 찝었다. 한국 영화를 못 본지도 꽤 오래구나. 이렇게 막 버닝 했다가 돌아올 때 같은 셀렉션인데 볼 거 없으면 어떡하지? 돌아올 때 자면서 온다니깐…

(5시간 후)

[국가대표] 다 보고 [해운대]도 다 보고 심지어는 [호우시절]도 반이나 봤다. (한국 영화는 이거 세개 밖에 없었음) [호우시절] 정우성이 비행기 놓치려는데 딱 착륙해서 그 뒤는 못보고 말았다. 아쉽네. 갈때 도로 찾아봐야 하나? 해운대는 그냥 재난영화, 호우시절은 여주인공이 너무 청순가련한데 정우성은 얼굴이 커다란 아저씨가 되어서 놀랬고, 국가대표가 나름 꽤 짜릿하게 재미있었다 소재도 신선하고. 기내 영화를 5개반이나 보다니… 두바이 갈때는 몇개나 볼 수 있을 거인가.